91년생 변우석과 내딸, 강철멘탈의 온도

ㅡ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기를!

by 민들레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운명과 신분타파 로맨스·정치극 드라마인 ‘21세기 대군부인’을 즐겨보고 있다. 우연히 첫화부터 보게 되면서 주인공 이안대군 역의 변우석 배우를 인터넷에 검색하니 189cm 키에 뽀얗게 잘 생긴 모델 출신이다. 9년간 100회 이상 오디션에서 떨어지면서도 단역부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다가, 마침내 인생작 '선재 업고 튀어 '를 만나 대세배우로 우뚝 서게 됐다고 한다. “91년생 어머! 내 딸과 같은 나이인데, 이 녀석 대단한 강철 멘탈이네!!” 그런 이력들이 팬심으로 작용해 열혈 시청하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 주인공 변우석과 아이유

나는 커피를 마실 때 더러 쿠크다스를 한 개씩 먹곤 한다. 작고 부드러우면서 초콜릿이 발려진 과자다. 미디어수업 중에도 칭찬할 일이 있는 학생들에게 쿠크다스 과자를 주는데, 한통 사면 낱개로 포장돼 개수도 많아서 좋다. 그런데 먹으려고 포장을 뜯다 보면 잘게 부서져 있어서 볼품없다. 학생들은 “선생님, 부서졌는데요. 다른 것 주세요.” 쿠크다스, 주의없이 만지면 쉽게 부스러지는 크라운제과서 나온 쿠키다. 이 과자 이름을 빗대서 약한 멘탈을 가진 사람을 '쿠크다스 멘탈'이라 일컫는다. 유리멘탈ㆍ두부멘탈과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강철멘탈과는 상반된 의미다.

쿠크다스 조각, 초콜릿이 발리고 부드럽다


얼마 전 딸애랑 통화하면서 "임용 초창기 참 잘 견뎌내 줘서 대견하다."라고 말하니까, 딸이 "이제 자존감도 생기고, 단단해져서 멘탈관리가 된다."라고 했다. 딸은 외동으로 자랐고, 대학 때부터 집을 떠나서 독립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딸은 자신을 '쿠크다스 멘탈'이라서 스스로 다독이며 단단해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딸애는 초임 몇 년간 근무한 중학교에서 많이 힘들어했다. 최근 언론에서 오르내리는 그런 유형의 학부모를 만나서 교사직업이 자신과 안 맞다고 늘 하소연했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연수를 다니며 같은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언도 들으며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도종환시인의 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가 생각난다. 유리멘탈이던 딸애도 이제는 스스로 단단해졌다고 자부할 만큼 흔들리면서 어여쁜 꽃을 피워냈다. 교육청에서 공동으로 교재도 만들었고, 석사논문이 SSCI 학술지에 주저자로 등재되기도 했다. 딸은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잘 이겨내 어여쁜 꽃을 피워냈다. 살아가기 위한 딸애의 작은 행보들이 흔들리면서도 줄기를 곧게 세워 피었다는 꽃에 비유해 본다.

나는 IMF이후 퇴직 등 비바람에 젖기도 했지만, 프리랜서 강사로서 한때 ’이 분야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이제껏 잘 이겨낸 듯하다. 법정 노령연령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소통하는 미디어수업을 하고 있으니, 지인들은 나한테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딸아이도 지금처럼 잘 해내리라 기대해 본다.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고 무너지는 ' 쿠크다스 멘탈'이 아니라, "까짓 거~ 이것쯤이야!" 이런 강철 멘탈로 맞짱 뜨면서 살아가길 바란다. 그렇게 산다면 분명 딸애도 자신이 원하는 빛나는 꽃들을 피워낼 것이다.
(2026.04.22.)

작가의 이전글2025 노래방 1위 곡과 나의 라인댄스 도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