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함께 한 나의 별들을 떠나보내며
별이 총총히 떠 있는 밤하늘을 지도 삼아 모든 길을 가던 시대, 별빛이 그 길을 밝혀주던 그런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게오르크 루카치 '소설의 이론'中
지도가 없어도 길을 잃지 않았던, 그 시절. 우리는 누구나 맘 속 별 하나쯤은 품고 살았다. 요즘 우리 친구들은 10대 때부터 함께 했던 '별'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워한다. 그분들 덕분에 울고, 웃고, 감동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연예계 각 분야의 거장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던 이순재선생님과 60~70년대 영화계 여왕 김지미, 연극계의 대모 윤석화, 그리고 영원한 영화인으로 불린 안성기배우까지 네 분의 별들이다.
별, 대중연예인을 밤하늘에 화려하게 빛나는 '스타'라 부른다. 별은 스스로 빛나고, 너무 멀리 있어 닿을 수 없다. 또 칠흑처럼 어두울 때 밤하늘의 별들이 방향제시를 하듯, 연예인들의 그 행동거지들이 대중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별'을 연예계 '스타'로 칭하게 되었다. '은막의 스타, 김지미'로 불렀듯이.
역시 스타들은 반짝반짝 비추고는 사라진다. 한창 인기절정인 젊은 스타들이 세금탈루나 병역문제, 음주운전 등으로 사라질 때 너무나 안타깝다. 최근 ㅊ배우는 탈루의혹을 받았던 200억을 국세청에 납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위의 네 분은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후배들과 호흡하며 큰 이탈 없이 자리를 지키셨다. 깜깜한 밤하늘에서는 별들이 이정표가 되듯, 그분들은 연예계의 선배로서 후배들의 나아갈 길을 잘 제시해 준 별 중의 별, 대스타였다.
얼마 전 '별이 사라지고 있다'는 인터넷기사 제목을 보면서 나는 대학시절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서 별이 쏟아지는 여름 밤하늘을 떠올렸다. 그야말로 별들의 향연으로, 그냥 바닷가에 누워서 금방이라도 덮칠 듯한 별들의 무리를 봤었다. 또 오로라를 보러 핀란드에서 이발루를 지나 북극 지방으로 이동할 때, 솜뭉치처럼 두둥실 떠다니는 별들도 잠시 생각났다. 아주 낮게 내 눈앞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려있는 솜뭉치 같은 별들이 손에 잡힐 듯 넘실대고 있었다.
최근 이런 그림 같은 풍경 속 별들도 도심에서는 볼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기사 속 사라지는 별은 '스타'들의 별세소식이었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가수 윤형주의 '두 개의 작은 별' 멜로디를 흥얼거려 본다. 미세먼지가 심한 회색빛 도시에서, 나는 오늘 밤 작은 별들이라도 보이기를 기대한다. 저 별은 안성기, 저별은 윤석화... 최루탄 화염병 연기 속에서 80년대를 보낸 20대 시절, 스크린과 연극 무대 위에서 나를 웃게 하고, 울리며 감동하게 만든 나의 스타들이었다.
문득 망상해수욕장 백사장에 둘러앉아 통기타에 맞춰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를 부르던 스무 살 그 시절이 생각난다. 사라진 나의 스타와 가버린 나의 청춘... 그러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듯 새로운 별들은 떠오르고, 환히 비칠 것이다.
지금 내 맘 속 별들이 깜깜한 밤하늘에 이정표가 되는 '별 중의 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