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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석주 영화평론가 Jun 06. 2021

코쿠리코 언덕의 썸머

최근에 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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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보은>(猫の恩返し, The Cat Returns, 2002)

감독 : 모리타 히로유키

목소리 출연 : 이케와키 치즈루, 하카마다 요시히코 등


집사들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 고양이 백작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귀를 기울이면>과 묘하게 연결된다. 두 영화를 모두 볼 예정이라면, <귀를 기울이면>을 먼저 보고 <고양이의 보은>을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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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리코 언덕에서>(コクリコ坂から, Kokuriko-zaka kara, 2011)

감독 : 미야자키 고로

목소리 출연 : 나가사와 마사미, 오카다 준이치


지브리의 몇몇 영화 중에 일본을 은근하게 전쟁의 '피해자'로 표상하는 작품들이 있다. 이 영화 역시 그 목록에 들어갈 여지가 있다. 그러한 것을 제외하면 (물론 제외는 안 되지만) 나름대로 괜찮다. 학생들이 동아리 건물인 '카르티에 라탱'을 지키려는 모습, 그리고 건물 내부의 구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카르티에 라탱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지명이다. 유명 대학들이 모여 있는데, 한국으로 치면 홍대-신촌 일대라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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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2009)

감독 : 마크 웹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등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2001)와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 개론>(2012)과 유사한 지점이 많은 영화다. 가벼운 만남이 좋다며 진지한 관계를 거부하는 여자(<500일의 썸머>)와 식어버린 사랑에 눈 하나 깜짝 않고 담담히 이별을 고하는 여자(<봄날은 간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음을 뼈아프게 가르쳐준 여자(<건축학 개론>)에게 남자들은 상처 받고, 아파하며, 무너진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영화 속 여성들이 왜 그토록 남성들을 가혹하게(?) 대우하는지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영화는 남성들의 상황과 감정은 비교적 섬세하게 묘사하는 반면 여성들의 그것은 헐겁게 다룬다. 왜 가벼운 만남이 좋은지, 어떻게 이별에 그토록 초연할 수 있는지, 당신의 사랑에 내가 응답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영화는 여성들에게 제대로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건 현실적인 게 아니라 게으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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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高地戰, The Front Line, 2011)

감독 : 장훈

출연 : 신하균, 이제훈, 고수 등


<고지전>은 한국전쟁 후반에 국군과 인민군이 서로 애록고지라는 곳을 점령하기 위해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애록고지라는 곳은 없다. 감독이 한국전쟁 기간 벌어진 여러 고지전들을 뒤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시나리오 작가가 같다. 그래서 둘 다 비슷한 서사구조를 취하고 있다(부대에 의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고, 이영애와 신하균이 사건 해결을 위해 해당 부대로 급파된다는 설정). 오늘 라디오에서 다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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