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계절 산문』에서 박준은 시인(詩人)이기 전에 행인(行人)이다. 책 속의 표현을 빌려서 말하자면, 그는 “가야 할 데가 없어도 가야 할 데가 있는 것처럼” 걷는다.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두리번거리고 서성거리는, 시인이 주인공인 한 편의 로드무비와 같은 책. 그러니까 이 책은 박준의 발자국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그 발자국에는 외롭고 쓸쓸하지만, 생(生)을 잃지 말자는 시인의 간곡한 부탁이 정갈하게 담겨 있다. 어쩌면 계절이 지나간 흔적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박준의 발자국과 그가 견뎌낸 사계절의 흔적이 아스라하게 찍힌 책. 『계절 산문』 출간 기념 인터뷰를 위해 지난 10일 파주에 위치한 달 출판사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2022 새날에
박준 시인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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