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건축학 개론>(2012)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 개론>입니다.
한국에서는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멜로드라마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약속> 등의 영화들이 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습니다.
근데 그때 개봉했던 대부분의 멜로드라마들이 말하자면 ‘최루성 영화’였거든요. 그러니까 대개 사랑하는 사람이 암이나 교통사고로 다 죽어나가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었죠.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한 뒤에 관객을 억지로 울리는 그런 영화들이 당시에 많이 만들어졌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형 멜로드라마라는 장르 자체가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활력을 찾지 못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건축학 개론>이 개봉하고 크게 흥행하면서 한국형 멜로드라마가 다시 부흥하는 계기가 됐죠.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이제훈 씨가 연기한 승민이의 시각으로 전개됩니다. 다시 말해 스무 살 남자의 첫사랑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끝나는지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승민이의 입장이나 상태는 영화가 너무 친절하게,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이에 반해 서연이의 입장은 생략할 때가 많아요. 결과적으로 승민이의 사랑의 역사를 완성하기 위해 서연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기능적으로 소비해버리고 마는 거죠. 문자 그대로 서연이를 사랑의 희생양처럼 다루면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도구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첫사랑이란 불현듯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뭐 그런 존재니까요.
이번 방송에서는 <건축학 개론>에서 서연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좀 비판적으로 고찰해보려고 합니다.
영화에 관해 좀 더 궁금하시다면,
6월 19일(일) 오후 6시 15분, TBN(강원) <달리는 라디오> - ‘캐릭터 클로즈업’(FM105.9)을 들어주세요.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TBN 교통방송’ 앱을 다운로드하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