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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석주 영화평론가 Aug 11. 2022

[인터뷰] 엑소(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

▲JTBC 과학 교양 프로그램 '국과대표'에 출연한 이선호 씨.

어려운 과학적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선생님. 과학 커뮤니케이터 ‘엑소’라는 별칭으로 각종 미디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방송인. 전국을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호흡하는 스타 강사. 바로 이선호 씨다. 이 씨의 이름 뒤에는 명확하게 따라붙는 직업적 명칭이 없다. 말하자면 그는 명함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이 씨는 “정부에서 과학 소통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페임랩 코리아’를 개최하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뽑는 일종의 경연 대회인데, 거기서 10위 안에 들면 강연이나 방송 등 여러 활동을 지원해준다”며 “2017년에 열린 대회를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선발됐다”고 말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역시 직업으로 정리된 개념은 아니다. 특정한 직장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에 가깝다. 이 씨는 “앞으로의 직업은 그렇게 개념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직업의 시대가 아니고 업직, 창직의 시대”라고 전했다.


이어 “본인의 꿈을 명사화하지 말고 동사화해야 한다. 한 곳에 정착해서 평생 일하는 직업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찾아서 활동하는 거다. 그러면 직업의 개념이 바뀐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현재 KBS 라디오 ‘조우종의 FM대행진’, 유튜브 ‘매불쇼’ 등 여러 미디어에서 과학 코너를 진행,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과학적 지식을 흥미롭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JTBC 과학 교양 프로그램 ‘국과대표’에도 출연했으며 넷플릭스 콘텐츠 ‘유재석의 범인은 바로 너’의 자문을 맡으며 과학적 지식이 필요한 곳에서 전방위적으로 활동 중이다.


또 이 씨는 키즈 탤런트테크(Talent Tech) 플랫폼인 ‘꾸그’에서 과학 선생님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꾸그에서 ‘전설의 몬스터수업’, ‘동물사전수업’, ‘인체대탐험’ 등 수업을 맡고 있다. 전체 선생님 중 구독률 1위다. 그 비결에 관해 이 씨는 “교과 과정에 나오는 과학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색다르게 표현한다. 가령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켓몬스터를 통해 보일-샤를의 법칙(Boyle-Charles' Law)과 같은 과학적 개념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이공계 기피 현상 이후 인문학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분야에 걸쳐 과학‧공학 등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올해 1분기(1~3월) 서점가 키워드는 ‘과학’이었다. 코로나 대응, 인공지능(AI) 연구, 메타버스 구축 등 과학 기술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국내 주요 서점에 과학 관련 서적들이 상위에 오른 것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학생들 역시 문과보다는 이과를 선택하는 수가 늘고 있다. 반면, 이 씨는 이런 흐름에 휩쓸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좋아 보이는 것을 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학이나 공학뿐만 아니라 철학, 미술 등 다양한 과목을 흥미롭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이 씨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바꿔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여행과 콘텐츠를 결합하는 교육 사업을 해보고 싶다. 과학을 교과서로 배우는 게 아니라 여행지에서 여러 체험을 하면서 배우는 거다. 돌이켜보면 평생 기억에 남는 지식은 교실이 아니라 부모님 손을 잡고 산이나 바다에 가거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과정에서 불현듯 배운 것들이다. 여행이나 휴양지와의 연계를 통해 순간의 체험이 평생 지식이 되는 교육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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