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행복한 꿈일거같아.
론다까지 오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전날 저녁7시. 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출발한 야간열차는 쉴 새 없이 달려 15시간만에
탕헤르라는 항구에 도착했다.
탕헤르에서 다시 배를타고 4시간 여만에 도착한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 알헤시라스.
그리고 다시 기차로 4시간.
장장 23시간여만에 도착한 스페인 론다.
왜 그렇게 론다가 미웠는지
숙소에 도착후 짐을 내려놓는 순간
'집에 돌아갈까?'라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어느 새 론다도 밤이 저물어가기시작했다.
모로코에서도 보았던 한국 사람이었는데
어째 론다에선 한명도 없는건지.
묵언수행을 한지 4시간쯤이었나
그냥 한끼때우자는 식으로 들어간
맥도날드. 썩 맛있지도않았고 들어가지도않았다.
'어지간히 힘들었나보다'
나란 놈 외로움을 잘 타지도않는데 말야...
그렇게 그 날 밤을 보내고 다시 찾아온 아침.
조식 공짜로 주는 줄 알고 먹었다가
7유로 달라길래 옛다 하고 주고
나와버렸다.
'오늘도 망할거같구나' 라는 쌔한 느낌.
그렇게 누에보 다리쪽으로 길을 따라 걷는데
날씨도 좋았고, 안달루시아 지방
특유의 하얀색 건물들이 참 보기좋았다.
그렇게 걷다보니 한국인 여자로 보이는 3명이
내 옆을 지나쳐 가는데
'한국 사람인거같애' 라는 말이 들렸다.
예 나 한국사람이에요ㅋ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무슨일이 일어나긴 개뿔.
그렇게 하루종일 툴툴 거렸다.
처음으로 내 인생에서 아무나 있었음 좋겠다
하면서 툴툴 거린날이 론다가 될줄이야.
론다한테 미안해질정도였다.
이 일기장은 론다에게 보내는 일기장이다.
그날 하루종일 내 꿀꿀한 기분을 달래주었던
마음씨 고왔던 론다.
아직도 난 너를 기억해 누에보다리.
그날 론다가아니었으면
내 기분을 달래줬었던 도시는 없었을거같다.
참 그립다 론다야. 혼잣말하면서 누에보다리를
건너고있을때 그렇게 이쁜 구름들은
내 인생에서 다시는 못볼거같아.
론다를 보고간 나는 정말 행운아였어.
이 일기에 해주고싶은 말들은 너무나많지만
오늘 행복한 표정으로 잠에들고 있을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