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닮은 위로

by 윤선

남편이 내게 건네는 위로는 언제나 담담하다.

내가 내게 해주고 싶던 말과도 닮아 있다.

힘들었던 시간보다, 잘 버텨온 지금의 나를 봐주는 그 마음이, 내 마음 같아서 더 깊이 다가온다.


남편은 내가 불우했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줘도 지나치게 동정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내 어린 시절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거나,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남편은 다르다.

그저 조용히 “잘 극복했어.”, “수고했어.” 하고 덧붙인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으니 다행이다.”


나는 남편의 그런 태도가 참 좋다.

내가 어떤 시간을 지나왔든, 그 시간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나를 불쌍히 여기 지도, 그 시간을 너무 가볍게 넘기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잘 견디고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담담하게 인정해 준다.

그 담백한 존중이야말로, 내게 가장 큰 위로가 된다.


나는 내 어린 시절이 누군가에게 불쌍히 여겨지고 싶지 않았다.

안쓰러운 눈빛보다는, 그 시간을 잘 지나온 나를 봐주는 눈빛이 더 필요했다.

남편은 나를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잘 살아낸 사람 그 자체로 봐준다.

내가 내 삶의 책임을 지고 살아왔듯, 그도 내가 걸어온 길을 주체적으로 살아낸 사람으로 인정해 준다.

그래서 남편의 그런 태도에 나는 자주 마음이 놓인다.


무엇보다 좋은 건, 남편이 힘들었던 시간보다 지금의 나를 더 크게 봐준다는 것.

내가 어떤 과거를 지나왔든, 결국 잘 서 있는 지금의 나를 먼저 본다.

그런 시선 덕분에 나는 내 삶이 계속될 거라는 믿음을 더 단단히 품게 된다.

누구보다 내가 나에게 그런 믿음을 주고 싶었는데,

옆에서 같은 마음으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 벅차고 감사하다.


내가 뿌듯해하는 순간들, 자랑스러워하는 시간들을 기특하게 여겨주고,

내 삶을 깎아내리지 않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함께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

이런 마음의 결이 닮아 있다는 사실이, 참 좋다.

마음을 나누고 살아간다는 건, 결국 이런 순간들을 쌓아가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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