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사카에 또 다녀왔다.
주변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또 오사카야?"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응, 또 가는 게 좋아서 또 가.”
이젠 딱히 관광지를 찾지도 않는다.
하루 종일 맛있는 것들을 입에 넣는 여행.
내게는 그저 한 끼 한 끼가 여행의 목적이다.
2박 3일 여행의 첫날 늦은 밤,
시간이 아까웠던 남편과 나는 근처에 있는 야키니쿠 집 아무 곳이나 가보자고 호텔을 나섰다.
그리고 호텔 뒷골목, 한 야키니쿠 집에 들렀다.
정해둔 곳도 아니었고, 우연히 들른 식당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영원히 마음에 남을 장면을 만났다.
고기를 열심히 굽고 있는데, 직원 한 분이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번역기 화면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하라미는 두드리면 더 맛있어.”
번역기 특유의 어투라 반말이었다.
어딘가 어색한 그 반말이 귀엽고 상냥하게 느껴졌다.
그리곤, 영어로 한마디 더 건넸다.
“Can I help you?”
그러더니 접시에 있던 고기 두 점을 집어
직접 두드려 구워주었다.
그 순간이 너무 따뜻했다.
번역기를 통한 우리의 대화는
서툴고,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 담긴 친절은 선명했다.
고기가 정말 맛있기도 했지만,
그보다 먼저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배부르게 고기와 냉면과 술까지 곁들이고,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
남편이 말했다.
“우리 뭐 박카스라도 사다 주고 갈까?”
남편이 왜 저렇게 말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내 마음도 같았으니까.
“좋지. 우리 진짜 기분 좋게 먹었잖아.
더 맛있게 먹으라고 알려주고.”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만한
가장 비싼 박카스 몇 병을 사서
다시 가게로 돌아갔다.
핸드폰 번역기에
"덕분에 잘 먹었어요”라고 써 보여주고 봉지를 건넸다.
직원은 조금은 놀라고 기쁜 표정으로 봉지를 받아 들고
몇 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손을 흔들며 웃는 얼굴,
우리도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돌아섰다.
돌아와 생각해 보니,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사진으로 남긴 풍경도,
기분에 이끌려 산 명품지갑도 아니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전해졌던 다정함,
그 덕분에 한 끼 식사에 담겼던 마음.
바로 그 식당이었다.
아마 시간이 더 있었다면
마지막 날에도 우리는 그 가게에 갔을 것이다.
고기를 먹으러라기보다는,
그 따뜻한 기분을 한 번 더 만나고 싶어서.
여행이라는 건 결국,
그런 마음 하나를 담아 오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받는 친절은
더 오래 기억 속에 남는다.
말은 달라도 마음은 통하는 순간,
그 따뜻함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타인에게 건넨 작은 친절은
결국 나 자신에게도 친절해지는 일이라는 걸.
그 순간 내가 먼저 행복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