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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제 Mar 17. 2019

핀란드에는 학생을 위한 아파트가 있지

핀란드의 학생들이 지내는 기숙사는?

핀란드에 교환학생 가기 전에 준비할 것들 03





대략 출국 5개월 전, 그러니까 교환학생 가기 한 학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다.


1. 교환학생 장학금 신청하기

2. 수학 허가서 받기 

3. 기숙사 신청하기


말했듯이 교환학생 보험, 항공권 예매, 비자 신청 등은 아직 급하지 않고...,

이제는 기숙사를 신청해야 할 때다!









3. 기숙사 신청하기

핀란드(Finland)의 학교들은 보통 캠퍼스 내부 기숙사가 없다. 그 대신 각 지역마다 Student housing organization에서 운영하는 학생 아파트가 있다. 헬싱키(Helsinki)와 에스뿌(Espoo), 반타(Vantaa)를 포함하는 헬싱키 지역(Capital region)에는  HOAS(Foundation for Student Housing in the Helsinki Region)와 AYY(Student Union of Aalto University)가 있다.




- HOAS https://www.hoas.fi/en/



- AYY https://domo.ayy.fi/


HOAS는 Capital Region 전역에 걸쳐 있는 학생 아파트이고, AYY는 알토대학교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로 알토대학교 오타니에미(Otaniemi) 캠퍼스에 위치해 있다.










내가 교환학생 기간 동안 지냈던 곳은 HOAS였다. HOAS의 장점은 원하는 지역을 골라서 원하는 유형의 방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 아파트라고 적었지만 우리의 일반적인 기숙사 같은 곳도 있고, 스튜디오도 있고, 거실과 주방에 방 3~5개가 함께 있는 아파트도 있다. 처음은 늘 그렇듯이 어렵기에, 잘 모르겠더라도 우선 HOAS 홈페이지에서 방을 검색해보자.




HOAS의 Housing search 페이지는 이렇게 생겼다.



- City: 먼저 도시를 골라보자! Helsinki, Vantaa 그리고 Espoo가 있다. 물론, 핀란드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느 지역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어디가 학교와 가까운지 따위는 알기 어렵다. 그래서 구글맵을 켜고 일일이 위치를 찾아보면서 선택하면 좋다. 하지만 나는 귀찮아서 그렇게 하지 않았고, 핀란드에서 만난 다른 친구들도 대부분 그렇게 열심히 찾아보지 않는 것 같았다. 모두들 핀란드에 도착해서야 자기가 살 곳이 어디인지 알게 되는 게 보통인 듯했다. 역시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가 보다.

- Area: 각 도시 내의 세부 지역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역시나 지리에 익숙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지역들을 보며 혼란스러워했다.

- Type of Apartment: Room(우리의 아파트 형태에 개인방이 있는 곳), Studio(우리의 원룸 형태)등을 고를 수 있다. 혼자 교환학생을 가는 대학생이라면 이 두 가지 중에서 고르면 된다. 물론, 가구가 갖춰짐(Furnished)에도 체크해야 한다.

- Additional wishes: 사우나(sauna)나 엘리베이터(Lift)도 선택할 수 있다. 사우나는 대부분의 경우, 집 안에 없더라도 공용공간(아마도 옥상 같은 곳)에 있을 것이다. 핀란드까지 왔는데 사우나도 못하고 돌아가게 될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정말로 사우나가 많으니까. 엘리베이터의 경우, HOAS에서 계속해서 보수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된 건물이라도 대부분 설치되어 있다.

- Maximun rent: 한 달에 렌트로 지불할 수 있는 최대 금액도 지정할 수 있다. 대략적인 원-유로 환율을 곱해서 판단하면 된다. 나는 1유로=1250원으로 계산했기에, 매번 1250원을 곱하곤 했다. 이렇게 계산하면 400유로일 때, 50만 원 정도 된다.



그리고 아래는 내가 방을 고를 때 중요하게 본 것들이다.

- 가구가 갖춰져 있는가? 일단 가구는 필수니까.

- 건물이 오래되진 않았나? 유럽이 늘 그렇듯 오래된 건물이 많다. 오래되었어도 대부분 유지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낡아 쓰러질 것 같은 건물은 거의 없다. HOAS에도 오래된 건물이 많았는데, 1960년대에 지어진 것도 있었다. 나는 좀 예쁘고 깨끗한 곳에서 지내고 싶어서 오래된 건물은 신청하지 않았다.

- 가격이 비싸진 않은가? 대략 400유로 내외로 하고 싶었다. 한 친구는 스튜디오를 통째로 혼자 쓰고 싶다며 600유로 정도 되는 방을 고르기도 했다.

- 룸메이트가 있는가? 나에게 핀란드는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완전히 새로운 곳이었므로, 가까이 지낼 룸메이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선택해서 검색하니 4곳이 정도가 나왔고, 모두 선택해 신청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중 한 곳에 당첨(?)됐다.







여기가 바로 내가 살았던 HOAS Kamppi이다. 1층에 HOAS Office도 있다.



내가 살았던 아파트는 헬싱키 중심가에 위치한 HOAS Kamppi(깜삐라고 읽으면 비슷하다)였다. 이 건물 1층에는 HOAS의 오피스도 있어서 열쇠 요청 등의 잡다한 업무를 볼 때도 편했다. 하루는 프랑스 파리에서 교환학생을 했던 친구에게 "내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맥도널드가 있다"고 했더니, 그 정도면 '매우 도시'라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Kamppi는 헬싱키에서도 매우 매우 중심 지역이었다. 심지어는 알토대학교 Business School 캠퍼스는 Töölö(뚤루라고 읽으면 비슷하다) 지역에 있는데, 집에서 Töölö 캠퍼스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렸고, KY(Aalto Business School의 학생회) 빌딩도 바로 근처에 있었다.








방은 이렇게 생겼다.


북유럽의 집답게  무척 넓었다. (사진: www.hoas.fi)




정면에 보이는 문이 출입문, 왼쪽 문은 화장실이다. 오른쪽에는 옷장이나 찬장, 냉장고 등이 있다. (사진: www.hoas.fi)




화장실은 이렇게 생겼다. 왼쪽은 샤워실, 오른쪽 변기, 그 옆엔 빨래 건조대가 있다. 온돌(?)을 깔았는지 바닥이 항상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사진: www.hoas.fi)





오른쪽의 저 조그만 주방에서 친구들과 만두를 빚기도 하고, 호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사진: www.hoas.fi)






한편,  HOAS의 렌트는 1달에 보통 450유로 정도이다. 대부분이 아파트 형식의 플랫으로 공용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있고 각자의 방이 있는 구조다. 돈을 더 많이 낸다면 넓은 스튜디오에서 혼자 살 수도 있고, 렌트를 아끼고 싶다면 작은 방이나 룸메이트와 함께 쓰는 방을 고르면 된다. 나는 다년간 학교 기숙사에서 살며 6인실, 4인실에서도 룸메이트들과 즐겁게 재미있게 지내봤기 때문에 다인용 스튜디오(Shared studio)도 괜찮을 것 같았다. 룸메이트와 같은 공간에서 지내면서 더 돈독한 우정도 쌓아보겠다는 생각이었다. 룸메와의 불화나 공용 공간의 청소 같은 것은 걱정거리도 안 됐다. 나에게는 그저 새로운 친구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런 면에서 Shared studio는 여러 모로 일석이조인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한 달에 334유로인 Shared studio를 골랐는데, HOAS에 사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 1달에 300~400 유로 정도 낸다고 했다. 334유로는 한화로 대략 42만 원 정도 되는데, 퇴실할 즈음에 다음 해부터 가격이 오를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증금(deposit)으로는 500유로를 냈고, 퇴실할 때 돌려받을 수 있었다. 렌트는 늦게 내면 late fee가 있으니 미리미리 제때에 내야 한다. 나는 늦게 내는 바람에 late fee를 낸 적이 있었는데, 아무튼 핀란드는 이런 쪽으로 돈을 걷는 데에 특화된 것 같다!


한국 계좌에서 돈을 보낸다면 Swift Code가 필요하고, 한 번 부칠 때마다 3만 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나는 처음 보증금을 부치고, 9월에 한 번 부치고, 10월에 또 한 번 돈을 부쳤다. 그런데 알고 보니 렌트를 한꺼번에 지불해도 된다고 한다. 이럴 수가! 그래서 그 이후의 11월과 12월 렌트는 두 달치를 한 번에 부쳤다. 미리 알았다면 불필요한 수수료를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싶었다. 송금 때마다 매번 3만 원의 수수료를 내는 게 싫다면, 보증금을 낼 때 4달치의 렌트도 한 번에 지불하길.





내가 살았던 방. 처음 들어서자마자 찍었던 첫 번째 사진이다. 이 방에서 이탈리아인 룸메이트와 함께 둘이서 잘 살았다.




내가 살았던 HOAS Kamppi는 가격이 저렴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헬싱키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편리해서 정말 좋았다. 모든 게 정말 가까이에 있어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헬싱키 미술관(HAM, Helsinki Art Museum)이랑 헬싱키 중앙역(Rautatientori, Central railway station)도 있고 깜삐 쇼핑센터(Kampin Keskus, Kamppi Center), 포럼(FORUM, 이것도 쇼핑몰이다), 스톡크만 백화점(Stockmann Helsingin keskusta)도 있었다.



사실 내가 핀란드에 가기 전에 종종 상상했던 나의 핀란드 라이프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창문 밖으로 펼쳐져있는 자연을 감상하는 거였다. 눈이 소복소복 쌓인 핀란드의 겨울 숲을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구경하는 낭만 말이다! 그렇게나 자연이 좋아서 핀란드에 갔는데, 이렇게나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헬싱키에서 누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튼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어디를 가든 가깝고 편하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최고였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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