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준비_3

by 분홍

병원에서 처음 받아 온 약에 몇 가지 더 추가된 약을 먹고, 배에 더 이상 주사 놓을 곳이 없자 난자 채취일이 되었다.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간 나와 남편은 난자와 정자를 채취하러(?) 각기 다른 방에 들어갔다.


환자복으로 갈아입자 팔에 굵은 주삿바늘이 꽂혔고 시술실로 들어갔다. 다리를 벌려야만 누울 수 있는 높은 침대에 오르자, 양쪽 손은 단단히 묶였고 아래는 훤히 드러났다. 창피하고 민망하려던 때에

"신경안정제예요. 술 취한 것처럼 어지러우실 거예요."

간호사는 원래 꽂혀 있는 주사 호스에 다른 주사를 놓았다. 금세 어지러웠고,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인사를 했다. 곧 잠이 드는 주사를 놓을 거라는 간호사의 말이 희미하게 들렸다.


깨어나니 시술실 밖의 대기실 침대였다. 일어나려고 하자 아랫배에 극심한 통증이 왔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가 났다. 진통제를 맞고, 포도당 2팩을 더 맞자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10개 정도 채취하려는 난자가 무려 36개나 나왔고 갑자기 저혈압이 와서 병원에서 오전을 모두 보내야 했다.

밖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린 남편 역시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린다면서 얼른 집에 가자며 날 부축했다. 집에 오자마자 우리는 꼭 한 번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나누며 잠이 들었다.


수정란을 이식하는 날은 10월 5일이다. 그동안 어떤 마음, 어떤 자세로 지내야 할까? 기대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조급한 마음보다 편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 복수가 너무 많이 차서 응급실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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