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낡은 아파트였고 1층은 보수공사가 덜 된 상태였다. 대학 친구들이 집 근처에서 모임을 하고 있어 뒤늦게 집에서 내려왔지만 갑자기 비가 내렸다.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렸다. 계속 기다렸다. 마침 혜미가 날 데리러 와서 반가움에 잠시 얘기를 나눴다.
"머리 단발로 잘랐네?"
"응~"
남색의 단정한 원피스에 하얀 얼굴을 살짝 숙인 채 나에게 말을 거는 혜미는 스무 살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고 다시 엘리베이터 층수를 보자 2층으로 다시 올라가고 있었다. 놓쳤다.
"한참을 기다렸는데 또 한참을 기다려야 될 거야ᆢ"
"기다리면 되지, 뭐~"
"그럼, 먼저 가 있어."
그렇게 혜미를 보내고 다시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렸다. 엘리베이터에 타지 못했고, 계속 기다렸다.
꿈에서 깼다. 이 기다림이 끝나지 않을까 봐, 더 길어질까 봐 두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