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미발행 메모들 2
누구에게나 빛나던 영광의 시절이 있다. 저화질 화면을 뚫고 나오는 반짝이는 눈빛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도 상관없다는 미소.마치 나를 놀리는 듯한 그 위험한 천진난만함을 바라보는데 왜 눈물이 났을까.
어느 날 친구가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 발을 밟았는데 핀잔을 들었다며 볼멘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 애의 코끝이 빨개진 모습을 모르는 척해주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신발코에 무거운 눈물이 툭-하고 떨어지는 걸 봐버렸다.
걔도 눈물샘이 마른 애가 아니었던 거야. 그냥 나오는 입구를 먼지와 흙들이 틀어막고 있었을 뿐.
악몽처럼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사람이 있는 반면, 미소부터 지어지는 사람이 있다.‘기분 좋은 꿈을 꾼 날’ 같은 사람, 생각만 해도 잠시 그 기분에 취해있어도 되는.
그런 사람과 멀어지는 시간은 달디달았던 꿈만큼 참 쓰다. 그래서 가끔은 무섭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사랑의 정의였는데 올해는 ‘기억해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게 되었다. 싫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하지 않는 것, 좋아하는 것은 많이 해주는 것.
회사도 연애와 같아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수 백번을 반복하는 중. 롱런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다스리는 법을 알아야 한다. 내가 회피형일까 네가 안정형일까.
아. 어쩌면 반대일 수도!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도 세상은 흘러간다. 모든 것이 속절없이 흐르고 변한다. 가끔은 숨이 너무 차지만,
그 무엇도 오직 나만을 위해 잠시 기다려줄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혼자 우뚝 멈추면 다시는 못 달릴까 봐, 내가 잊힐까 봐 자꾸만 스스로를 태운다. 다 쓴 배터리처럼 방전될 수 있게, 언제든 초기화될 수 있게.
우리 자존심 부리지 말자.
더 보고 싶은 사람이 움직이면 된다.
그냥 그래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