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에 들어선 연두조아를 따라 제법 쌀쌀해진 가을 아침 공기가 스며든다. 5층 건물의 탑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빙 둘러진 화단을 여유 있게 둘러보며 카페로 들어오는 아침 시간.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따뜻한 라떼 한 모금과 함께 창밖을 내다본다. 정성스레 심어진 꽃들을 다시금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연두조아 작가가 제일 사랑하는 하루 루틴이다. 이곳은 베스트셀러작가로 성공한 연두조아를 비롯해 슬초2기 동기들 덕분에 입소문으로 꽤 이름을 알려진 연두조아의 북카페이다. 슬초2기 동기들 사랑방이 되어 이곳에 오면 베스트셀러 작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소문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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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게까지 강연녹화하셨는데 안 피곤하세요?"
어제 나다운 글쓰기에 대한 주제로 세바시 강연 녹화를 마쳤다. 1년 만에 다시 섭외요청이 와서 촬영을 하고 왔다. 그럼에도 일찍 눈이 떠졌다. 5년 전부터 슬초 동기들과 새벽줌모임을 한 것이 몸에 배어 있어 아침 5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 지금까지도 해외에 있는 작가들까지 (새벽이 아님에도) 시간이 되면 이 줌모임에는 빠지려고 하질 않는다. 글을 쓰거나 책을 보면서 한두 시간 정도 각자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이 작은 모임에서 받는 건강한 에너지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하는 힘이 얼마나 크고 감사한지 지난 5년을 함께 보낸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을 빌어 해내내작가님에게 5년 동안 묵묵히 새벽지기 역할을 해 주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고 싶다.
라떼를 홀짝이며 펼쳐 든 다이어리에 오늘 일정이 빼곡히 메모되어 있다. 북카페 3호점 오픈 준비 회의로 점심 약속이 있다. 영유아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한 키즈 전용 북카페 콘셉트를 제안할 계획으로 추가 메모를 해 둔다.
이곳 1호점의 1층과 2층은 북카페, 3층은 스터디 카페, 4층은 학원 임대, 5층은 연두조아의 생활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2호점은 커뮤니티 콘셉트로 1층은 북콘서트홀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슬초프로젝트2기 동기들이 릴레이로 강연자로 나서고 있다. 일부러 해외에서까지 이 행사를 위해 와 준다고 하니 그녀들의 의리에 박수를 보낸다. 2,3층은 소규모 독서모임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룸을 여러 개 마련해 두었다.
1,2호점 북카페수익과 출판, 강연으로 인한 수입으로 어린이 도서관 개관을 위해 30억 원을 후원기부할 수 있었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작가들을 선정하는 한국 작가 협회에서 뽑는 빛나는 작가 탑 10에도 이름을 올렸다. 물론 그 명단에는 멘토 이은경 선생님과 슬초 동기들이 랭킹 싹쓸이 해서 올해 동기 모임 수다 주제 원픽으로 왁자지껄할 듯하다.
5년 전 글쟁이 흉내를 내보려던 어설픈연두조아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빈 화면의 깜빡이는 커서만 하염없이 바라보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초고 300타의 글쓰기 실력으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할 수 있다. 라라앤글과 사전계약한 5번째 책을 내기 위한 손가락 놀림이 새 신을 신은 아이처럼 그저 가볍기만 하다. 하나 둘 성취를 이룰 때마다 더욱 잔잔한 호수처럼 겸손함과 감사함을 갖으려 부단히 애쓰고 있다. 마음 편한 하루시작을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