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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Mar 27. 2016

나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을 테니

운명을 믿는다?

진심은 통한다?



차라리 우연을 가장한 운명을 믿는다 하는 편이 더 현실성 있을 법하고, 감정을 숨긴 또는 얕은 감정의 저울질로 밀고 당기기라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져버려 진심이 통한다 라고 착각한다는 편이 더 그럴싸하겠다.

해를 거듭할 수 록 사람과 사람의 감정을 나누는일이 어려워지고 조심스러워지고 때로는 좋아하는 감정이 싹트는 그 시점을 '썸' 이라는 단어로 축약시켜 버리고 그 틀에 맞춰 강약조절을 하며 비겁하게 방어 태세를 갖추기도 하니 말이다.




어렵다.

요즘같이 뭐든 빠르고 간편함 찾고 끈기가 결여되어가는 세상에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 또한 그리 변질 되어가는 것 같아 (나조차도) 어렵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다.


흔히들 나이를 먹어가면 눈이 높아진다고들 하는데 예전엔 그 말이 상대의 외모나 능력을 따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런 단순함이 결코 아니라 그 보다 더 쉬우면 쉽고 어려우면 한없이 어렵게 느껴지는 상대와 나의 '코드' 또는 '가치관' 이라는 것들이 크게 자리 잡아 가기 때문이라고 나는 감히 결론을 내렸다.

가까운 예로 나를 보자면 '과연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한다면 행복할 날이 더 많을까?' 라던지 '과연 우리는 서로에게 득이 되는 존재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어렵지 않게 밤을 지새우기도 하니 말이다.


사람마다 각자 본인들만의 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여러 시행착오 끝에 나는 한가지 색만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닫고, 여러가지 빛이 섞여있는 그 색이 잘 어울려 질 수 있는 상대를 바라고 바라보고 있기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만남의 무게가 예전보단 훨씬 무겁게 느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훗날 내 옆에 자리잡을 그에게 나는 말하고 싶다.

아무리 세상 돌아감이 빠르고 쉽고 간편함을 추구하고 약삭빠르고 계산적으로 되어간다 한들, 서두르지 말자고, 계산하지 말자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함에 있어서는 어렵고 무겁더라도 진실성 있게 다가와달라고, 나 또한 그렇게 다가가겠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마음이 쉬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어딘가 모를 깊은 곳에 뿌리잡을 수 있도록 잘 심어두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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