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울 아기 '태명'은 "뭘로 지을까?"

[임산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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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울 아가?

만나서 반가워.

나는 네 엄마야."



어제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던 어느날,

긴가민가하지만 ···,



혹시 '너'는 아닐까? 싶은 마음에

불안하고도 초조한 마음으로

살짝 문을 열어 보았더니,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아주 작은 발로,

너가 엄마를 찾아왔더구나.


"똑똑, 엄마 저 왔어요!"



'어머···, 우리 아가가 왔구나?'


엄마아빠의 간절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 걸까.

너무 반가운, 너무 고마운 울 아가 ···.


들여다 본 너의 모습은,

이제 막

엄마 품에 둥지를 틀고 자리를 잡았대.


여기 여기, 아주 아주

작은 집을 짓고 있대.


깜빡깜빡 하얀 점으로 깜빡깜빡이는 너의 모습에



'울 아가 너를, 앞으로 열 달 동안 엄마 아빠가

뭐라고 불러줘야 할지···',



엄마 아빠의 마음도

깜빡깜빡 하얀 점과 함께 두근두근거렸단다.


'지금, 앉은 자리는 편하니?'


지금 엄마 뱃속에서

작은 생명을 틔우며

깜빡깜빡, 두근두근 첫 숨을 쉬기 시작한 울 아가.


그런 울 아가에게 지어줄, 불러줄,

울 아가의 첫 이름.


우리에게 가장 소중하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두근두근,

뭐가 가장 좋을까?'


엄마 아빠는 나란히 누워서

엄마 아빠의 한 손씩을 나란히 포개어

엄마 배 위에 올려두고

너에게 하나가 되어,


울아가의 첫 이름을

하나씩 하나씩 ···

떠올려 불러 보았단다.


아직 울 아가의 움직임이

느껴질 시기도 아닌데,


"축복이? 한방이?"


가만히 너의 반응을

느껴보려는,


이미 너의 존재에

부푼 설렘으로 한껏 붕 떠오른

엄마 아빠.


''어때? 이 이름은 좋대?"

"글쎄···, 가만히 있는 것 같아. 별론가?"


그거 아니?



엄마가 그동안,

이 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너의 첫 이름을 붙여줄

이 가슴 벅찬 시간을 말야···.


우리에게 아가가 찾아왔다는 걸,

이제 우리도 곧 엄마 아빠가 된다는 걸,



우리는, 너의 '엄마 아빠'라는 걸···,

너는, 우리의 '아기'라는 걸···.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우리가 처음으로 하나가 되어 만나는,


이 가슴 따뜻하게 벅차오르는,

너의 태명을 짓는, 바로 이 시간.


너가 우리 곁으로 다가와

비로소 '꽃'이 되는 이 시간.


이제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그 누군가를 품고, 기다리고, 만날 날들을

살게 되겠지.



내 안에 있지만, 내가 아닌,

나와는 다른, 하지만 나의 분신인,

나에게는 전부가 될,



울아가.


조금은 남들보다 특별하게,

조금은 평범보다 좋은 의미를 담아,

조금은 더 정답게, 조금은 더 친근하게



앞으로 열 달 동안,

그리고 평생 기억될··· 너의 첫 이름,

너의 역사의 첫 페이지에 오를 너의 첫 이름···.


훗날, 너의 태중에서의 날들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할,

고스란히 그립게 할,



태명 ···.


너의 태명은,

바로 '사랑'이 ···.


첫 아이를 잃고,

바다라는 태명이 그리워

다시 그 태명을 꺼내어 보다가


밀물처럼 다가왔다가,

다시 썰물처럼 달아날 것만 같아

다시 고이 집어넣어두고,


엄마 아빠에게

'사랑'으로 다가왔다하여 지은

울 아가의 첫 이름, 사랑이.


태명처럼,

뱃속에서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맘껏 불려지며, 사랑을 가득 받아,

정말 사랑을 닮은,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라는 엄마 아빠의 소망을 가득 담아 ···


"사랑아,


엄마 아빠가 많이 많이 사랑한단다.

부디 무럭무럭 열 달 동안 건강하게 자라서,

엄마 아빠 만나자! 우리 사랑이, 파이팅!!''



마치 너가

엄마 뱃속에서

까르르 웃으며 대답 하는 것만 같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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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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