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흔, 내려놓으라는 말이 제일 싫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내려놓으라고.
힘들면 좀 내려놓으라고.

그 말을 처음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늘 이렇게 생각했다.


‘뭐라도 손에 쥐고 있어야 내려놓지.
내가 지금 뭘 쥐고 있다고.’


그 말은 위로라기보다

공허한 문장처럼 들렸고,

때로는 너무 쉽게 꺼내는 말 같았다.
그런 말이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어쩔 때는 은근히 나를

꾸짖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욕심이 많다는 뜻 같았다.


아니, 나는 지금도

충분히 애쓰며 살고 있는데.
죽을힘을 다해

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칭찬은 못 해줄망정

내려놓으라니.
"그럼 당장 내일 아침밥은

누가 차릴 건데!!"


그래서 나는 그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늘 반항심이 치밀어 올라왔다.


내려놓으라는 말은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웃긴 건, 정작 내 손에는

아무것도 쥐어져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던 나에게


사람들은

“너무 많이 쥐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후드티 하나 걸치고

하루를 버티는 사람에게
놓으라고 말하는 게

억울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려놓으라는 말은 내게

오래도록 와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 날’이 찾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을 가장 거부하던 시기와

멀지 않은 때였다.


그때는 몰랐다.

그날이

내 삶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날이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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