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내려놓으라고.
힘들면 좀 내려놓으라고.
그 말을 처음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늘 이렇게 생각했다.
‘뭐라도 손에 쥐고 있어야 내려놓지.
내가 지금 뭘 쥐고 있다고.’
그 말은 위로라기보다
공허한 문장처럼 들렸고,
때로는 너무 쉽게 꺼내는 말 같았다.
그런 말이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어쩔 때는 은근히 나를
꾸짖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욕심이 많다는 뜻 같았다.
아니, 나는 지금도
충분히 애쓰며 살고 있는데.
죽을힘을 다해
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칭찬은 못 해줄망정
내려놓으라니.
"그럼 당장 내일 아침밥은
누가 차릴 건데!!"
그래서 나는 그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늘 반항심이 치밀어 올라왔다.
내려놓으라는 말은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웃긴 건, 정작 내 손에는
아무것도 쥐어져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던 나에게
사람들은
“너무 많이 쥐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후드티 하나 걸치고
하루를 버티는 사람에게
놓으라고 말하는 게
억울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내려놓으라는 말은 내게
오래도록 와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 날’이 찾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을 가장 거부하던 시기와
멀지 않은 때였다.
그때는 몰랐다.
그날이
내 삶의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날이 될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