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와 교육자 사이의 나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 내가 있었다.
돌고 돌아 18년...
대학교 4학년, 가려던 교육대학원을 포기했다.
나는 오래도록 꿈꿔오던 교사의 꿈을 접었다.
얼마나 더 공부해야 하는지, 시험을 금방 붙을지 미래가 불투명하게만 보였다.
친구들처럼 나도 사회로 나가고 싶었다. 돈을 벌고 싶었다.
하지만 저 마음속 실패할까 봐 두려운 마음이 컸다. 두려운 마음에 나는 포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시작된 사회생활.
새끼 오리가 세상에 나간 느낌이었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였다.
평생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회사 업무는 또 달랐다.
열심히 해도 욕먹고, 결과는 틀어지고 내가 한 말이 돌고 돌아 전혀 다른 말로 둔갑하기도 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따라주지 않는 내 역량에 좌절했다. 자존감은 점점 떨어졌다.
이른 나이에 창업을 했지만 이 역시 순탄치 못했다.
늘 돈에 쪼들리고, 가슴이 콩알만 해지기 일쑤였다.
인생 방향을 틀어버린 이후, 10년 이상 내 인생은 온갖 힘든 경험으로 다 채웠다.
10년의 세월... 꿈을 포기한 대가는 컸다.
이후 일은 조금씩 안정이 되었다. 어느덧 14년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또 다른 꿈을 위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나는 하브루타 공부 중이다. 이미 2개의 자격증을 땄고, 3번째 자격증을 준비 중이었다.
하브루타 부모교육사 2급.
책을 읽고 줌에서 만나 3시간 내내 토론해야 했다.
1:1로 짝꿍과 토론한 후, 다시 소그룹으로 모여 토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체 모여 토론한다.
살면서 이렇게 오래도록 깊이 타인과 토론해 본 경험이 없었다.
질문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며, 미처 생각 못했던 내 얘기까지 떠올라서 술술 대화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함께 수업 듣는 분들에 대해 잘 몰랐지만 마지막 4회 차 수업이 되니 이름과 얼굴이 매칭이 되었고 직업도 모두 알 수 있었다.
70% 이상이 교사였다. 그 외 분들도 교육기관에 속한 분들이었다.
선생님들은 학교 수업만 잘 이끌어가도 되지만, 더 좋은 교육을 위해 하브루타 수업을 들으며 역량을 키우고 있었다. 그분들의 비전을 들으니, 정말 존경스러운 마음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선생님들이 계시니 우리 아이들 교육에 희망을 걸어도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가만 보니, 나는 이 멋진 선생님들과 같은 수업을 듣고 함께 토론하고 있었다.
내가 포기했던 꿈 교사.
이미 교사이시고 그중에 더 멋진 성장하는 훌륭한 교사들 사이에 내가 있었다.
이건 뭐지?
결국 돌고 돌아서 여기다.
교사의 꿈을 포기했고, 공부의 길을 가지 않겠다던 나는 15년이 지난 지금, 학교 선생님들과 같은 교육을 받고 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모든 건 정해져 있었던 걸까?
내가 결국 원했던 건 이 길이었을까?
주님께서 다 계획하신 거였을까?
사업자에서 교육자로.
혹은 사업시스템 장착한 교육자로의 시작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꿈,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 내가 있었다.
그 짜릿한 순간을 날려버리기 싫어서 글로 남겨본다.
*그림 참조 : pixa 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