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삶의 리부트, 그 시작.

by 디 마이너 윤미선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방향도 잊은 채 달렸다.

도전과 성취는 나를 더 빠르게, 더 멀리 데려갈 것 같았다. 좀 천천히 가도 괜찮았을 텐데, 왜 그렇게 나를 몰아붙였을까.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즐거움만 보았지, 그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은 놓치고 있었다.


‘나는 부족한 게 너무 많아. 그래서 계속 채워 넣어야 해. 멈추면 무너질 거야.’


겉으로는 성장하는 나를 좋아했지만, 정작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못했다. 모두 잘하고 싶은 마음과 잘하지 못해 소홀하거나 놓친 부분에서 오는 자괴감과 죄책감이 얽혀 나는 더 강해져야 한다는 압박 속에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쓸 수 있는 최대의 역량을 끊임없이 짜내려 했다.


어느 날 몸은 강력하게 신호를 던졌고 나를 멈춰 세웠다.

멈춤은 내게 두려움이었다. 지금껏 쌓아 올린 것이 무의미해지고 여기서 주저앉을 거란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막상 달리던 것을 멈추었을 때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안의 목소리를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쉼은 나를 옥죄어온 의무와 긴장을 풀어냈고 한 걸음 떨어져서 내 삶을 바라볼 수 있었다. 쉼이라는 것이 익숙해질 즈음, 그 틈에서 새로운 힘이 자라나는 걸 느꼈다.

이 글은 내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성장과 번아웃 그리고 멈춤 속에서 삶을 다시 정렬하며 작은 리부트 버튼을 찾았다. 덕분에 성장과 여유가 어우러진 삶, 그리고 그 너머의 희망을 보게 되었다.

애쓰며 달려가는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가 멈춤의 용기와 회복의 방향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불순물 걸러내고 새순의 에너지로 길러낸 첫 번째 수확물이 멀리 퍼져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