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힘들게 해주세요.
땀이 나지 않으면 운동을 한 거 같지 않다. 흘린 땀의 양이 내가 열심히 노력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어렵고 힘든 운동을 찾아서 한다. 같은 시간 움직인다면 내 안의 에너지와 땀을 쥐어짜서 주룩주룩 흘려야 만족감이 든다.
그래서 요가원에서도 힘들어 헉헉대는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그렇다고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더 버틸 수 있어요! 허벅지에 힘주세요! 유연성과 근력을 다 함께 필요로 하는 자세들을 주문하면서 자극을 팍팍 주는 선생님이 좋다.
“초, 중급자는 그 자세에서 머물고 숙련자는 다리를 공중으로 드세요!”
순간 내가 초짜인지 뭔지 몰라도 일단 어려운 자세부터 냅다 시도해 본다. 그러다가 갈비뼈, 꼬리뼈에 금이 갔고, 얼굴에 멍이 들뻔한 적도 있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운동을 끝내고 학원 문을 나서는 순간 차가워진 바람에 땀이 식으면서 ‘오늘도 열심히 했군!’ 뿌듯해하며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달리기 할 때도 ‘오늘은 이쪽 길로 달려볼까, 아냐 여긴 너무 평지야. 오르막길이 있는 길을 찾아보자.’라면서 내 몸이 힘든 길을 찾아 사서 고생한다. 다리는 그만 멈추라고 하는데 조금만 더, 한 바퀴만 더해보자며 마음을 채찍질하고 달랜다. 땀으로 절여진 옷을 바라보며 ‘오늘 좀 뛰었네!’라고 흡족해하곤 초록불이 켜지기를 기다린다. 쉰내 나는 겨드랑이를 쭉 펴고 얼룩진 가슴팍을 들어 보이며 누군가 봐줬으면 하며 더 자랑하듯 이쪽저쪽으로 스트레칭을 하면서 말이다.
나를 가장 못살게 구는 운동 코치는 나 자신이다. 유튜브나 인스타 속 사진들을 보면 모두 부러운 몸을 가지고 멋진 동작들을 하고 있다. 나는 10번을 다시 환생한다 해도 못할.... 다들 어찌나 부러운지…. 도대체 얼마나 연습에 연습을 해야 저 정도 인지 감히 짐작도 가지 않는다.
‘지금 하는 것도 힘든데 몇 년을 더해야 저 자세를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꼭 저 정도까지 해야 해?’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들고 있는 아령을 집어던져버리고 싶은 적인 하루 이틀이 아니다.
하루 일정, 먹는 것, 자는 것까지 모두 셀프 PT 코치가 짠 스케줄에 맞춰지는 요즘. 그 목적이 무엇인지 나 자신도 가끔, 아니 운동하는 그 순간에도 헷갈리고 갈팡질팡한다.
무서운 선생님이 지켜보고 있는데 해야지 별 수 있나? 반항하지 않고 땀이라는 보상을 바라며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