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런 날

by 소운

요즘은 언니 먼저 잠들고

저는 한참 뒤에 불을 꺼요

같은 침대인데

시간은 다르게 흐르더라고요


창밖에 불빛이 반쯤 꺼진 걸 보고 있으면

저도 따라 조용해져요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도

뭘 묻고 싶은 마음도

어쩐지 자꾸 줄어드는 것 같아요


예전엔

언니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면 불안했는데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해요


말을 걸까 하다가도

굳이 지금 아니어도 되니까요

굳이 오늘 안 물어도 되니까요


언니는 늘 잘 웃고

저는 그걸 좋아하지만

가끔은 언니 웃음이

너무 멀게 느껴져요


그럴 때면 그냥

아무 말 없이 뒷모습만 바라봐요

이젠 저도 조금은

그런 걸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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