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타인

by 소운

나는 나를 증명하려고

너를 닮아갔다


너의 말투

너의 시선

너의 마음이 머물던 자리를

내 안에 복제하듯 새겼다


그러다 문득

거울 속의 내가 낯설었다

입은 내 얼굴이었지만

그 안의 말은 모두 너였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결국 서로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닮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사라진다


나는 나를 잃었고

너는 너로 돌아갔다


사랑은 결국

자기 자신을 잃는 쪽이

먼저 끝나는 게임이었다

작가의 이전글유효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