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쪽

by 소운

죽음이 무섭진 않아요

그냥 조금 궁금할 뿐이에요


언니가 없어진다면

나는 뭘 먼저 버릴까

그릇부터 치울까

이불부터 개켜둘까

그런 상상을 가끔 해요


사람이 없어진 자리는

처음엔 너무 선명해서

오히려 아무것도 못 치운대요

시간이 좀 지나야

겨우 손이 간대요


그 말을 듣고 나서

자꾸 방을 정리하게 돼요

언니가 지금 있는 자리를

자꾸 정리해두고 싶어요


이상하죠, 아직 여기에 있는데요


죽음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가볍고

이름은 생각보다 오래 남아요


언니의 이름이

나보다 오래 살아남을 거라고

자꾸 생각하게 돼요


그게 조금 외로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벌써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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