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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perWasabi Aug 30. 2024

민희진, 여론과 정의

여론과 정의의 불협화음

최근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 이사 해임 및 주주 간 계약 해지로 민 전대표와 하이브 간 갈등이 재점화되었습니다. 아래 글은 약 1달 전 하이브 민희진 대표 간 사태를 지켜보면서 제 개인적 견해를 정리한 글입니다. 시점의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이사 간 쟁점들은 이미 최초 기자회견 이후 미디어를 통해 널리 퍼졌기에 여기서 일일이 적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여기서는 민 전 대표의 해명과 설명 중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점들에 대한 제 개인 의견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우선 기자회견을 보면서 느낀 불편한 점들, 명확하지 않은 해명들, 의구심을 간단히 목차로 적어보았습니다.

1. 명확한 해명 대신 감정의 호소

2. 욕설만 남은 대국민 기자회견

3. 뉴진스는 제발 건들지 말자  

4. 너흰 모두 우리 아류

5. 뉴진스와 민대표는 반드시 떨어져야 한다

6. 여론과 정의 무엇이 중한가



1. 해명은 없었다. 여론에 호소만 있을 뿐

 경영권 찬탈과 배임에 대한 명확하고 상세한 해명이 없습니다. 대표 해임이 된 지금 시점까지도 이 부분은 명확한 해명이 나오지 않았고요. 해당 기자회견은 결국 개저씨, x발 등 비난과 욕설, 호소만 남았습니다. 명확한 증빙과 반박을 하려면, 차라리 민희진 측도 관련 카톡 메시지나 경영권 찬탈 논의 문건 전체를 공개했어야 합니다. 대중들이 그 자료들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말이죠.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 시 반복적으로 사용한 "사담"이라는 워딩은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최종 의사 결정권자들이 모여서 경영권 찬탈을 논의 후 이를 문서화하였습니다. 해당 문건들이 법원에서 명백한 증거로 채택되었고요. 이를 고려하면 "사담"이라는 해명은 사실상 설명이 되지 못하겠지요.


 주총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시, 법원은 "경영권 찬탈의 구체적 모의가 명확하고, 배신적 행위로 보인다"라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나 민대표는 마치 승리를 선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민대표를 옹호하는 대중들 또한 이런 민대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해임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 것이지, 사실상 대부분의 의혹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가처분 승인 결과를 두고 "역시 민희진이 옳다", "민희진이 케이팝의 정의다"라는 반응들을 보면, 많은 대중들 특히 민대표 옹호자들이 판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하여 다소 의아했습니다.   



2. 월급쟁이, 개저씨, 반복적인 욕설

 이 욕설들을 보며 저는 민대표가 기자회견 내내 의혹의 해명은 없이, 프레임과 선동을 통해 핵심 논쟁을 회피하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대놓고 반복적으로 욕설을 하고, 또 "죄송하다 제가 예술가 기질이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라는 멘트들을 반복하는데, 도대체 왜 명확한 해명이 아니라 욕설을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예술가의 곤조라는 핑계로 본질을 흐리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그게 여론전에 제대로 먹혔기에 매우 아쉽고 안타까웠고요.


 월급쟁이 워딩은 듣고 바로 실소가 터졌습니다. "월급 사장이고, 월급 사장이 뭘 이렇게 열심히 해서 이 사달이 났는지 현타가 온다"라는 멘트를 듣는데.. 민희진 대표는 월급쟁이가 될 수도 없습니다. 수억의 연봉과 1천억 대 풋옵션을 받는 분의 월급쟁이 코스프레는, 평범한 월급 노예로서 듣기 매우 불편한 발언이었어요.   

 첫 번째 기자회견은 경영권 찬탈 의혹에 대한 민대표 본인의 입장과 해명을 듣는 자리었어야 합니다. 월급쟁이 코스프레 하면서 모회사 대표를 비난하는 자리가 아니었죠. 핵심 쟁점을 흐리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3. 지속적이고 부적절한 뉴진스 언급

 민희진 본인이 '뉴진스의 엄마'라는 캐릭터를 유지하고 싶었으면, 뉴진스는 정말 언급하지 않는 편이 옳았을 것입니다. 뉴진스와 그들의 팬들은 결국 아무 잘못도 없는데 경영권 분쟁에  휩쓸렸으니까요. 뉴진스 멤버들은 가히 상상하기 힘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그 와중에도 꿋꿋하게 활동 잘 해내고 일본 진출까지 멋지게 성공시킨 뉴진스를 보며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결국 아티스트는 이런 경영 분쟁에서 분리되어야 하는데, 민대표의 지속적인 뉴진스 언급으로 오히려 그들은 해당 사태에 계속 같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민대표는 "뉴진스에 하이브가 제대로 지원을 안 했다" "내가 뉴진스를 키운 엄마 같은 존재다" 라며 회견 내내 뉴진스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하이브의 꽤 큰 규모의 지원이 있었죠. 단순하게 숫자만 봐도 투자금 약 170억, 300여 건에 달하는 PR 플레이, 수많은 마케팅 협업 지원 등등 하이브의 전폭적인 지원도 민희진 대표의 성에는 차지 않았나 봅니다.

 100% 하이브 자금과 글로벌 인프라로 뉴진스란 신인 그룹이 빠르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이를 위해 수많은 하이브 / 어도어 관계 부서들과 실무진이 속된 말로 '갈리면서' 일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대표가 마치 독립투사처럼 하이브 지원 없이 홀로 성과를 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면, 그런 발언들이 얼마나 많은 관계자들에게 상처가 될까 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4. 타 케이팝 그룹 표절 저격

민대표의 주장 중 하이브의 경영권 찬탈에 대한 감사가 본인의 타 케이팝 그룹의 표절 의혹 문제제기에 대한 괘씸죄 보복성이라는 발언도 매우 섣부른 주장이었습니다.  

표절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려면 명확한 표절 증거가 입증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민대표는 아무 확증과 표절 판정 없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타 걸그룹을 공개 저격했죠.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뉴진스조차도 신곡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고, 원곡자 영국 밴드로부터 내용 증명도 받았다고 합니다. 해당 표절 의혹에 대해 어도어의 대응은 "공식적으로 명확하게 입증을 해라"라고 대응하고 있죠.

타 걸그룹이 뉴진스를 표절했다고 비난하려면, 최소한 민대표가 영국 밴드에 요구했던 것과 같은 검증 과정을 거쳤어야 정당합니다. 케이팝 산업을 진심으로 아낀다면서, 명확한 증명 없이 경쟁 그룹을 비난하고 "그러다 망할 것이다"라는 발언까지 한다는 것은 내로남불입니다. 그 자리가 대국민 공식 기자회견이었다는 점도 특히 문제가 되고요.  


 유튜브 댓글 중 "민희진이 이겨야 케이팝이 승리하는 것이다"라는 댓글은 정말 의아한 반응 중 하나였습니다. 민대표는 본인의 정당함을 주장하고자 타 아이돌 그룹과 경쟁사를 저격하고, 그들의 이미지를 짓밟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습니다. 이런 언론 플레이는 케이팝 산업 전체에 네거티브 영향을 끼쳤으며, 민대표 본인에게도 수많은 적대 관계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이미 언급된 경쟁사들이 민대표를 고소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결국 하이브 민희진 사태에서 유일한 이득을 본 자는, 결국 민희진 한 명뿐입니다. 하이브, 뉴진스, 다른 하이브의 계열사와 소속 아이돌 모두 민대표의 폭풍 같은 여론전과 욕설 기자회견으로 상처만 입었습니다.



5. 뉴진스 민대표 각자 갈 길 가자

 뉴진스의 가치와 가능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민희진 대표와 뉴진스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보고 민희진 대표는 여론전은 승리했다고 할 수 있으나, 뉴진스라는 브랜드와 자신에게 큰 잠재적 리스크를 생성했다고 봅니다.

뉴진스는 멤버들 자체만으로도 세심하고 촘촘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데, 민희진이라는 존재는 거의 "핵폭탄급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민대표가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자동적으로 뉴진스는 함께 휘말릴 것입니다. 지금도 이미 어느 정도 그런 형국이고요. 뉴진스는 아티스트로서 최대한 리스크 요소를 배제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아티스트와 회사 또는 대표가 서로 분리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필수 조치 사항입니다.



6. 여론과 정의, 무엇이 중한가

제목에 사용한 '여론'과 '정의'란 단어들의 명확한 정의가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보았습니다. 각 단어들의 사전적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여론과 정의의 사전적 정의

여론 : 사회 대중의 공통된 의견, 감정
정의 : 인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


팬덤과 여론은 정의를 지지하는데 중요한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피프티 사태에서 전홍준 대표와 어트랙트의 케이스가 좋은 사례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여론이 정의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되고요. 이번 하이브 민희진 간 분쟁에서 제기된 의혹들, 부당함들이 뉴진스 (또는 민희진의) 팬덤과 대중의 여론으로 인해 명확하게 잘잘못이 판명되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가면 안 될 것입니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케이팝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하이브 민희진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주주 간 계약 해지, 대표 이사 해임이 정당하다고 보시나요?
2. 아니면 민 전 대표의 해임이 부당하다 생각하시나요?

3. 또 다른 제3의 의견이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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