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기를 실천한다고 최근에 여러 가지를 버렸다.
중학생 때부터 쓰던 침대.
중학생 때부터 쓰던 옷장.
잘 안 입는 옷들.
인형들.
읽었던 책들. 안 읽었던 책들.
버릴 때 포인트 하나!
버릴까 말까 고민이 들기 시작하는 건 버린다.
안 버릴 것들은 그런 고민조차 하지 않게 되는 것들이다.
이렇게 버리고 비우고 했는데,
참 이상하다. 거실이 가득 차 버렸다.
팔거나 정리해야 할 책들을 잠시 놔뒀고, 다리 마사지기를 다른 방에서 이 방으로 이동했을 뿐인데, 참 이상타. 공간 모든 벽이 물건들로 줄을 지어 하나의 원을 만들고 있다.
옷방도 다른 곳에 있었던 옷장이나 수납함이 모여 원을 만들고 있다.
모든 물건들은 동그라미 배치를 선호하는 것인지.
인간이란 무언가에 둘러싸이기를 원하는 것인지.
엄마의 자궁 안에서 태아가 안정감을 느끼는 것처럼.
아이들이 구석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다 커버린 우리들도 어쩜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동그라미를 찾는 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난 동그라미의 법칙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