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 속에 영웅이 난다고 하던가
나의 통증 속에 명품이 밝혀진다
예전에 지인에게 베개를 받은 적이 있었다
글쎄 8년 전이었을까
써보고 어떤지 평을 달라고 했었다
무슨 특수 재질로 만들었다고 했다
내 느낌에는 젤리로 느껴지는
알고 보니 베개라기엔 굉장히 비싼 베개였다
그때는 별로 좋은지도 모르겠고
그 친구 엄마가 써보고 차갑다고 했다길래
내 느낌도 차가운 것 같고 목도 불편하게 느껴져서 그냥 쟹여만 뒀다
그래도 신기한 게 이사하면서도 이 아이를 데리고 왔다
안 쓰니까 버릴까 하는 생각도 한 적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다행히 그 아이를 데리고 이제까지 왔다
한 달 전쯤인가 평소처럼 드라마를 하나 시작했다
웰컴투 삼달리.
그냥 시작은 해서 일단 끝까지 달렸다
쉬지 않고 하루에
그러고 나서 그날 거실에서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아이고 목에 담이 걸렸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 지려니 했는데
또 다음날은 괜찮은 것도 같았다
그리고 다음날 스트레칭을 좀 하면 풀릴까 싶어 스트레칭을 했는데
아이고 이제는 목 통증이 어깨까지 내려왔다
너무너무 아파서 그냥 잠들 수가 없었다
일어나서 어깨 마사지 기계로 어깨를 풀고 잠이 들었다
자면서도 통증이 너무 심해 깨어있는 건지 자는 건지 모를 정도
급기야 정형외과 예약을 잡았다
너무 아파서 응급실을 갈까 싶었지만 내일 병원 가기로 했으니까 하고 참았다
아 1년 만인가 다시 이렇게 병원을 찾았다
그러던 중 의사 선생님 말이 베개를 높은 걸 베고 자면 좀 낫단다
자고 나서도 안 풀리는 건 베개가 안 맞다는 거란다
수긍이 되는 이야기
그리고 나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이 아이
한번 시도해 볼까
이 베개는 좀 괜찮지 않을까
물론 물리치료 효과도 있겠지만
이 베개를 베고 자니 훨씬 나은 것 같다
아 이 아이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그 친구가 참 고맙게 느껴졌다
그 친구가 이 베개와 함께 방석도 줬었는데 좋은지 모르고 그냥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도 버릴까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용케 또 가지고는 있었다
어느 날 업무로 인한 자세, 플러스, 발레 스트레칭으로 인하여 나의 골반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혹시 몰라 이 방석을 쓰면 나의 골반을 잘 받쳐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소재도 젤리 같은 거였기에
아 이 방석을 쓰니 훨씬 통증이 좋아졌다
물론 물리치료도 병행했지만
그리고 이 방석이 오랫동안 그 젤리가 살아있다
아 이렇게 통증의 난세에 난 나의 명품들의 진가를 보게 되었다
이제는 나와 늘 함께하게 된 이 아이들
그 친구가 새삼 참 고맙다.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난 이 아이들의 존재도 몰랐을지 모른다.
이 통증들도 고마운 것인가 나에게 명품의 진가를 알게 해 준 것이니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