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yer Näkel, 마이어 내켈
와인은 너무 종류가 많다. 그래서 평생을 부지런히 와인을 마신다고 해도 다 마셔볼 수는 없을 것이고, 미리 마셔보고 살 수 없기에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술에 대해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칵테일과 관련된 조주기능사 이후로 처음이다. 물론 그 사이에 맥주도 조금 공부를 하긴 했지만 자격증반을 이수하거나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니까.
요 몇 년간은 정말 와인에 푹 빠져 그 좋아하던 칵테일, 위스키, 맥주 등은 정말 거의 입에도 대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내게 벌어지고 있다. 와인과 관련된 책들을 읽고, 샹파뉴 협회의 인강을 수료하고, 국내 샴페인 강좌와 글로벌 와인 자격증인 WSET lv.3 과정도 이수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와인을 기록하는 습관과 와인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이 새롭게 차곡차곡 쌓여가게 되었다. 비마프 와인셀러에 들여놓을 와인의 선택도 더욱 신중해지면서 그만큼 아쉬움도 커져갔다. 왜냐하면 아는 것이 많아진 만큼 내가 원하는 와인은 구하기가 쉽지 않아지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좋은 고기를 고를 때에도 조금만 알면 같은 값으로 전시되어 있는 고기팩들 중에서도 고를 수 있는 더 나은 선택이 존재하듯, 와인도 마찬가지. 원하는 와인 스타일을 고르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알고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이 무수히 많은 와인의 바다에서 꼭 필요한 지식이겠다. 내 지갑은 무한하지 않기에. (이마저도 Ai가 곧 대체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이유로 요즘 부르고뉴 피노누아 대신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의 피노누아에 관심을 갖는 중.
Meyer-Näkel Grauwacke spätburgunder 2016
프랑스 부르고뉴 피노누아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지금, 다른 좋은 선택지 중 하나로 독일의 슈패트부르군더가 존재한다. 마이어 내켈은 위도 50도라는 와인재배의 북방 한계선에 위치한 Ahr의 와이너리다. Ahr는 그래서 독일 와인산지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개인적으로 향보다는 맛이 좀 더 좋았고, 가격 또한 마음에 든 슈패트부르군더로 기록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