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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치는 가운데 선택한 와인

Luna Gaia Zibibbo, 루나 가이아 지비뽀

이번주는 고민이 많은 한 주였다. 개인적으로도, 회사의 일로도, 그렇게 그 어느 하나도 가벼운 일이 없는 가운데 차일피일 미뤄왔던 시음 서비스를 론칭하게 되었다. 이 서비스는 매달 1종의 와인을 선정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시음을 가능하게 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와인을 미리 맛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와인이라는 음료는 750ml라는 유리병에 담겨 봉인되어 있고, 한번 코르크를 개봉하면 내용물이 산소와 접촉하여 산화가 진행된다. 이 의미는 마시고 남은 와인을 재봉인하더라도 이미 한번 시작된 산화의 진행은 막을 수 없다는 소리다. 그래서 약 50ml 정도의 소량만을 뽑아내어 제공하는 와인시음 서비스는 특수한 장비 없이는 장기적으로 끌고 가기가 어려운 편이다. 


나는 걱정이 많은 편이라 무슨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누가 던지지도 않은 고민과 두려움이라는 덩어리를 잔뜩 내 몸에 잔뜩 얹어두고 일에 임한다. 그러면서 시간이라는 채찍질을 무수히 맞으며 그 덩어리들이 떨어져 나가면 그제야 마지못해 첫 술을 뜨는 식이다. 


<이달의 와인>이라는 서비스도 작년 말부터 구상하며, 구체적인 일들을 조금씩 챙겨뒀지만 막상 매달 말이 될 때마다 다음 달로 다음 달로 하며 미뤄온 게 벌써 4월을 바라보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첫 시음 와인으로 너무 무리하게 고가의 와인을 놓고 고민한 것이 이 지지부진함의 주요 원인이긴 했지만, 다른 와인으로 빠르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할 수 있겠다. 


만우절을 시작으로 4월이 시작되었고, 서비스는 론칭되었다. 어떤 분들이 오시고, 또 이 와인을 맛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도 실패하더라도 계속 사람들과의 소통을 주저하지 않도록 자꾸 고민과 두려움의 덩어리를 어깨 위에 계속 올리고 싶다. 





Luna Gaia Zibibbo, 루나 가이아 지비뽀 13%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바이오다이내믹 화이트 와인. 강렬한 꽃향과 열대과실미, 그리고 산미가 통통 튀는 짜릿한 맛까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화려한 풍미는 마치 건조한 이탈리아의 해변가에서 마실 수 있는 단물 같다. 매 봄과 여름마다 떠오르는 시원하고 멋진 와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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