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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셩 Feb 08. 2022

김치수제비를 끓이며



엄마는 자꾸 나한테 시집안가냐 묻는데

그것은 내 탓이 아니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모순이랄까?

30살 넘게까지 남자 조심하라 해놓고 이제와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어머니.


자꾸 결혼해라 시집가라 집사서 나가라 하는데

그러면 오늘처럼 갑자기 배가 고플 때 김치수제비를 작은 냄비에 가득 끓여서

같이 나눠먹을 수 없게 될 텐데.


엄마가 고양이들을 귀여워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없게 될 텐데.


이렇게 맛있는 수제비를 끓이는 딸이랑 못 살게 되면 어쩔려고 그러실까?


라는 건 핑계고,

아직은 이런 소중한 행복을 뛰어넘을 만큼의 인연이

찾아오지는 않은 것 같다.


아직은 좀 더

늦은 저녁 김치수제비를 끓여서 엄마랑 나눠먹고 싶다.



#아니면같이끓여서나눠먹을수있는사람이던지

#김치수제비가너무맛있었다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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