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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군 Mar 10. 2016

어떤 책을 읽어야 하지?

(나만의 좋은책 찾아내는 법!)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변인들이 쉽게 물어오는 질문 중 하나가 "좋은 책 좀 추천해줘~" 이다.

책을 많이 안 읽어 본 사람일수록 막상 독서를 시작하려고 할 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그 막막함이 더 크게 다가 온다. 어떠한 기준도, 어떠한 방법도 모르기 때문에 그냥 "책은 다 좋은거 아니야?" 라며 이것 저것 막무가내로 집어드는 용기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책이나 읽기에 세상에는 너무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우리에게는 그것들을 다 읽을 수 있는 물리적 능력이 없기에 좋은 책, 즉 '양서'를 분별하는 능력이 독서의 중요한 영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수 없이 나에게 맞는 최고의 양서를 잘 선별하여 읽을 수 있을까?

사람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또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다르다. 각자에게 필요한 지성과 감성이 다르고, 취향과 흥미를 느끼는 것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책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어떤이에게는 최고의 양서가 어떤이에게는 최고의 악서가 될 수도 있다. 이러니 책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이 얼마나 어렵고, 어리석은 질문인지 제발 좀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ㅜㅜ


책을 열심히 읽고, 나에게 맞는 책은 어떤 책일까 부지런히 찾아다니다 보니, 양서를 분별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각 사람마나 자신만의 방법들과 노하우가 쌓이다보면, 수많은 책의 바다 속 감추어진 진주를 찾아내는 기쁨을 모두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안전장치들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책을 전혀 읽지 않던 사람들이라면 나와 같은 방법들을 사용하기 보다는, 처음엔 관심있는 분야의 검증된 책부터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 많은 이들이 검증하는 책이라면, 실패할 확률은 아주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책부터 읽는 것이 왜곡되거나 편향된 논리에 빠지기 쉬운 초보자들의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이다. 

요즘 인기가 많은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이나 TV프로 '비밀독서단'같은 재미있는 방송을 들으면서 관심이 가는 책을 보는 것도 즐거운 방법이 될 것이다. 쉽고 재미있게 높은 수준의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어려운 책들도 도전해 보고자 하는 용기도 생길 것이다. 

렇게 독서에 대한 1차적인 흥미와 기초를 다진 후에 조금 더 주체적으로 좋은 책을 찾아 나서고 싶게 되었다면, 아래의 방법들을 더해 자신만의 방식을 구축해 더 멋진 독서가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1) 저자에 대한 배경과 양력을 찾아본다.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저자이다. 그러니 저자에 대해서 만큼은 기본적으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저자의 양력을 통해서는 기본적으로 저자가 얼마만큼의 전문성을 쌓아왔는지 엿볼 수 있다. 의사가 역사책을 낸 것이라던가, 과학자가 의학책을 낸 것이라면 아무래도 전문성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깊이가 얕을 수밖에 없다. 저자의 전 삶을 통해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 삶의 모든 것을 녹여낸 책일수록 가치가 있는 책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저자의 배경을 통해서는 저자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향들을 엿볼 수 있다. 정치적 성향이나, 종교적 성향, 학문적 성향이나 지역적 색깔등이 책 속에 묻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한 배경들을 알고 책을 본다면 저자의 의도를 좀 더 살갑게 이해할 수 있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책을 선정하고 보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출판사의 색깔


대부분의 출판사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저자를 발굴하거나, 외국서적을 번역할 때에도 출판사의 색깔과 잘 맞는지를 고려하여 출간을 결정한다. 물론 경제논리만으로 돈이 될 법한 책만을 무분별하게 출간하는 출판사들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그 출판사의 색깔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요즘은 출판사의 색깔을 다양화하기 위해 대표 브랜드 이름 대신 새로운 이름의 브랜드를 런칭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민음사' 같은 큰 출판사는 황금가지, 사이언스 북스, 세미콜론, 비룡소 등등의 많은 브랜드를 분야별로 따로 두고 있다. 네임밸류가 큰 '민음사'라는 이름 대신 인지도가 없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 이유가 궁금 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민음사 본래의 색깔을 지키고 유지하려는 목적과, 그 분야만의 색깔과 가치를 응집시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독자들 또한 그만큼 그 브랜드의 성향이 각인되어지면 믿고 구매하게 되므로 그 분야의 입지와 파급력을 견고히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성공 했을 때의 효과는 더욱 극대화 될 것이다.



3) 컨텐츠(목차)


책을 고를 때에 흔히들 목차를 둘러 보게 된다. 대부분의 책은 이 목차만 보아도 어떤 주제와 흐름으로 진행 될 것인지 알 수 있다. 나는 자극적이거나 인상적인 느낌의 제목에 혹해 읽기 시작했다가, 기대했던 것과 다른 내용에 실망했던 기억이 여러번 있다. 목차만 꼼꼼히 읽어 보아도 제목에 걸었던 기대에 어느정도 부응하는지 대략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니 위페를 감별하는 마음으로 날카롭게 목차를 훑어보자. 출판사는 제목에 사활을 걸고, 독자는 제목의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다. 

가끔은 굉장히 비유적이거나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챕터 제목을 써 놓은 경우도 있는데, 그런 책들은 그저 읽어 보는 수밖에 없다. 정 불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면 챕터 하나정도 읽어보며 이 책이 짠지 싱거운지 맛을 보고 결정하자. 



4) 저자 서문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이런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서문의 길이가 그 책의 깊이를 말해준다."

그만큼 서문은 저자가 자신의 책에 쏟은 노력과 애정을 함축해서 표현해 놓는 부분이라는 말이다. 어떤 책들은 책의 내용과 해석까지 서문에 요약해 놓은 것도 있으니, 관심이 가는 책이라면 서문을 읽어보며 내용과 해석도 맛보고, 더불어 이 책을 향한 저자의 마음과 애정도 확인해 보는 것이 어떨까?

주의할 점은 저자가 아닌 추천인이 써준 서문은 홍보용의 칭찬 일색의 내용일 가능성이 다분하니 그런 서문은 적당히 참고만 하면 될 것이다.  



5) 독자 서평


가장 주관적이고 불확실할 수도 있지만, 가장 솔직하고 대중적인 평가를 엿볼 수 있는 것이 독자들의 서평을 둘러 보는 것이다.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몰의 서평은 이벤트용으로 올리는 경우가 많으니, 가능하면 개인 블로그에 올라오는 서평들을 찾아 보는것이 더 솔직한 피드백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신의 생각을 담은 좋은 서평이 있는 개인 블로그를 찾기는 쉽지 않다. 검색만 하면 정보가 넘쳐날 것 같은 시대이지만, 이러한 정신적인 활동을 녹여내는 노력을 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쉽고 가벼운 말들로 가득한 정보의 바다에서 고뇌와 사색이 그득한, 가치있는 고백을 만나게 된다면 그 책에 대한 다양한 이들의 감성을 공유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가끔씩 발견하게 되는 숨은 독서의 고수나, 글을 잘 쓰시는 일반인 글쟁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그것 또한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양서를 분별해 나가는 과정 또한 책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에 책을 선정하고, 저자를 알아가고, 그 책과 관련된 배경과 이야기들에까지 관심이 뻗어나간다면, 책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질 것이고, 단 한 권의 책을 통해서도 느끼고 배우게 되는 지혜들이 풍성해 질 것이다.

양서를 찾아내고 읽어냈을 때의 그 희열이 모든 이들에게 가득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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