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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군 Mar 08. 2016

걸으며 배우는 뚜벅이여행자

(2) 영덕 - 축산항

#3. 축산항


경로를 변경하여 걷기로 한 첫번째 목적지는 영덕의 블루로드!

구체적인 정보는 없는 상태이지만 블루로드를 걷기 위한 출발지로 낙점한 축산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전라도 광주에서 영덕 축산항으로 향하는 길은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멀고도 험했다. 이동하는데에만 하루를 다 써야 하다니 우리나라가 이렇게 크고 넓게 느껴진적이 없다.

전라도 광주버스터미널에서 동대구터미널로, 동대구터미널에서 영덕터미널로, 영덕터미널에서 농어촌버스를 타고서 종점까지 가야 다다를 수 있는곳. 축산항!


축산항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죽도산전망대에 오른다. 

관람시간이 6시까지인데 부지런히 올랐음에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5분! 

전망대에 오르니 거친숨을 모두 몰아낼만한 깊은 탄성이 터져나온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항구가 있었다니...

물론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세계 3대미항이라는 시드니, 나폴리, 리우데자네이루가 부럽지 않다. (못믿겠다면 와서 보라!!!!)

틀어진 것 같은 여행이 오히려 더 큰 축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렇듯 우리삶이 흥미진진한 것도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을 때 만나게 되는 더 큰 계획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행복도 잠시 강한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계획에 없던 눈보라라니 얼른 하산해야지...



#3-1. 여행자의 눈


여행자의 눈은 늘 예리하고 민감하다.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게 마련이다. 

현지인이라면 가볍게 보고 넘길 부분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렇기때문에 현지인들은 평생을 살면서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들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것이 여행자의 눈이다.  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바라보고, 기록하고, 기억하는 여행자의 눈으로 나의 일상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자연이든, 잃기 전에 그 소중함을 더 깊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타국에 가서야 애국자가 되고, 군대에 가서야 가족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시고, 실업자가 되어서야 노동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후회를 이겨내고 싶다.

공존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상의 눈'과 '여행자의 눈'을 어떻게 다 가질 수 있는지 잠시 욕심을 부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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