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정하기 전에!

by 스테이시

신혼, 이 단어에 설렘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다.


나도 한 때는 그중에 하나였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아닌 것 같다. ^^

결혼을 준비하던 예비 신혼 시절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우스갯소리지만, 나는 종종 청첩장을 주는 친구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못 하겠더라. 좋겠다.라는 말도 거짓말 같아서. 하하하.

다만,

"아 너도 이제 고생길 시작이구나."라고

진심을 말하게 된다.


결혼식에 가서 스윗소로우의 "좋겠다"를 들을 때마다

노래 가사에 실소가 나왔다.


" 좋겠다- 함께 눈뜰 수 있어서

좋겠다- 함께 꿈꿀 수 있어서
달콤한 꿀 같은 하루하루가 펼쳐지기를 바라요"


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유부남이 나와서

좋을까?라고 바꿔 부르면, 정말 폭소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레임

그거 아이스크림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제는 짝꿍을 동료애로 대하고 있는 나를 본다.

나만 그런 거 아니겠지?


설렘은 결혼식 날로 끝이다.

설렘에 대한 사망선고부터 내리고

이 글을 시작하면 너무 무겁려나. ^^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막 튀겨 나온 치킨을

체에 밭쳐놓고 기름을 빼듯, 설렘을 빼고 해야 되는 결정들이라서 그렇다.


"신혼집 정하기 전에"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글은

당신에게 신혼집을 정하기 전에 우리가 고민해 보아야 할 것들을

던져보려고 한다.


결혼 준비에서 가장 먼저 집 이야기를 할지, 가장 마지막에 할지는

커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가장 먼저 하길 추천한다.


상견례 전에 집에 대한 둘의 의견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둘이 한 팀이 되고, 그 의견에 대해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저마다

생각을 다 듣고 조합해서 결정하게 되는

'우리 집이 아닌 집'이 탄생할 수 있다.


그리하여 냉정히 말하자면,

집에 대한 온도차가 너무 다르다면, 같이 평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재고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혼할 때야, 뭐든 감당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싶겠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너무 무책한 멘트 아닐까 싶지만,

감당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스스로가 더 정확히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하하.

그다음은 말 안 해도 상상이 가실 것이다.


자신은 어디에 살아도 행복도에 변화가 없다는

무딘 남편 덕에,

더 좋은 집에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진 내가

세상 가장 욕심쟁이로 비쳤다는 것은

덤이다.


이런 일이 발생한 원인은

어쩌면 결혼할 때 내가 솔직히 나는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명확히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집에 대한 대화에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이야기해야 한다.

집이라는 대화 소재가 재미있지만 불편한 소재라는 것을

안다. 그건 집 이야기가 돈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돈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팩트다.


그러므로 사실 집에 대한 이야기는

서로의 마음을 읽어주는 혹은 상상을 극대화해서 설렘을 나누는

그런 시간보다는 기업에서 예산 계획하고 집행하는 회의시간에

가까워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즉,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건,

어떠한 집 아니라, 미래 계획이라는 것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어느 공간이라도 집이라고 불리는 것만 있으면

잘 살 수 있다는 확신(?) or 착각(?)이 들지만, 정작 정신을 차리고

벌어지는 현실에 대처하려고 보면 막 시작한 신혼부부가 함께 나눈 장래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


돈이 바닥난 게 아니라 밑천이 바닥난 것이다.


예를 들어, 신혼집에 가구를 하나 사더라도,

그 신혼집에 2년 이상 살지 아닐지 계획이 막연하기 때문에

이사를 염두에 두지 않은 크고 멋진 가구를 산다.


또한 가족계획도, 참 이게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대략적

시기 등이라도 서로 알고 있어야 집을 어떻게 골라서

어떻게 쓸지의 결정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계획을 A~Z까지 만든다.

아, 그런 건 너무 피곤한데 그냥 기분대로 살면 안 될까요?

라는 분들도 분명 계시겠지만,


나는 기분 따라 사는 것도 한 가지 삶의 방식이라고 존중한다.

나중에 남 탓만 하지 않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그렇게 신혼, 둘이 있을 때 필요한 건 어쩌면 몇 평 남짓의

함께 할 공간. 그게 다 일 수 있겠다.


이 문장을 조금 바꿔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게 신혼, 둘이 있을 때 원하는 건 어쩌면 몇 평 남짓의

함께 할 공간. 그게 다 일 수 있겠다.


그러나, 당신이 공간을 잘 쓰려면,

둘의 함께할 앞으로를 어떻게 살아갈지 많은 이야기가 먼저 필요하다.


아이를 바로 갖게 다고 결심했다면,

결혼할 때 찾은 집 공간의 50% 이상은 채우면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기둥이 있는 침대 같은 로망도 피해야 할 것이고 말이다.


집은 늘 말하지만 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계획을 갖고 쓰면 더 잘 쓰기 마련이다.


어떤가? 사랑 마이너스 설렘을 마주할 준비가 됐는가?

그래도 여전히 남는 것은 사랑일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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