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by 스테이시

남편은 결혼할 때부터, 선글라스를 가져보는 로망이 있었다는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사치품을 위해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내게는 재고할 가치도 없는 논의였다.


늘 모든 지출에 이유와 효과를 명확히했던 나였는데 너무 인간미가 없는 것 같아서 ^^;

올해 조금 생각의 유연성을 더해보고 있었다.


어제는 헬로카봇 영화를 보러 백화점에 갔다가 남편은 저 브랜드를 사고 싶어 했다며 들어가서

한 번만 써보겠다길래 그러라고 했더니 연애할 때나 보여주던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허허허


점원 언니는 이것저것 추천하며 나에게 어떠세요라고 물어보는데, 남편은 로봇 장난감을 고르는

아들처럼 들떠있었지만 나는 시커먼 안경이 거기서 거기 구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딸내미는


"아빠, 안 예뻐 벗어."

그랬으나 남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렌즈에 도수를 넣는 상담을 점원 언니와 하고 있었다.

마지막 공은 나에게 넘어왔다.

나는 쿨하게


"사"

"애들아, 너네 엄마 오늘 왜 저러냐"


아이 수학학원 한 달 원비 정도가 내 통장에서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그는 선글라스를 샀고, 나는 그의 미소를 샀다.


큰 아기를 달래는 데는 큰돈이 든다.


환불하라는 딸내미와 언제 쓸려고 하는데 라고 묻는 나보다 큰 한 방을 막내가 날렸다.



"아빠, 그거 쓰면 나쁜 아저씨 같아."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엄마, 부자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