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집은 어디에]_프롤로그

프롤로그

by 스테이시

서초 래미안 S에스티지,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반포 푸르지오 써밋 어떤 가? 듣기만 해도 와~라는 감탄사가 나오지 아니 한가? 만약 당신이 눈으로 본다면, 대박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런 멘트를 쓰고 있는 나는 분양광고 대행사도 직원도 아니고, 저 아파트의 분양권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입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상상만 해도 설레는 것도 사실이다.


그건 내가 10억이 넘는 전세금을 갖고 있다는 뜻일까? 혹 보증금 몇 억에 월세 몇 백을 매달 낼 수 있는 잘 나가는 직장인이라는 애기일까? 아님 부모님이 탁하면 턱 내어주실 수 있는?


나는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나의 투 잡 중 첫 번째는 6시 출근이기 때문이다. 늘 같은 시간 버스를 타고 카드를 tag 할 때 조조할인이라고 쓰인 글씨를 보며, ‘오늘도 잘 살고 있구나’라고 아무도 안 해주는 칭찬을 해본다. 한 아이를 8시에 어린이집에 넣어주고, 난 다시 총총총 지옥철 9호선을 타러 간다. 도착한 곳은 아이들이 우글거리는 곳. 누가 보면 아이들을 좋아하거나 내 전공이 유아교육인 줄 알겠다. 돈 벌고자 하여 찾아보니 시간에 맞는 일이 그나마 이것뿐이었다. 유치원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아이들과 동갑인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선생님께 “우리 엄마 언제 와요?”라며 물으며 있을게 생각나 마음이 시큰거린다.


일을 통한 자아 성취 및 발전 따위 곱게 접으면, 죽을 만큼 하기 싫은 일은 아니다. 4시 반에 퇴근이기 때문이다. 맞벌이에게 급여보다 더 중요시되는 구직 조건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일찍 끝나는 것이다. 이 직장에서 일하게 된 것의 99프로 이유는 4시 반에 끝난다는 것이었다. 면접 보던 날, 담당자가 물었다. “정말 이만큼만 받고 일 하셔도 괜찮으세요?”


“네 그럼요, 4시 반에 끝나니까요.”


이번 구직이 곧 나의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14번째 이사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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