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함 있는 단어, 내 집
우리나라에 사는 어른들에게 가장 많은 감정을 한 번에 내포하고 있는 단어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내 집이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을까? 그만큼 내 집이라는 단어에는 마치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마음의 단계와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갖고 싶은 집을 보고 설렘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다. 나이(연식), 사이즈(치수), 이름(브랜드) 같은 객관적인 인포메이션부터, 이미 그녀를 알고 겪어본 사람들의 평가까지. 그리고는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한다. 요즘 말로 영끌까지 (영혼까지 끌어모아) 해보지만 안될 것 같을 때, 지인(은행)의 도움을 받는다. 결국, 그렇게 그녀는 내 품에 온다. 그렇게 원하는 것이 내 옆에 있는데, 시간이 지나 보니 알지 못했던 단점이 발생한다. 고민 고민하다 그녀와 헤어지게 되고, 더 괜찮다고 생각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갈아타기) 그렇지만, 예전 그녀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으니 계속 근황을 살핀다. (팔고 난 뒤에도 계속 그 뒤 가격을 확인한다).
어떤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집이라는 대상은 거의 사랑의 대상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얼마 전에 부모님이 이사를 하셔야 해서 부동산에 같이 갔는데, 우리 부모님이 매수하게 된 아파트가 그 주인에게 첫 집이었던 모양이다. 집을 보여주면서도 글썽글썽하시더니, 계약서를 쓰게 되자 눈물을 흘리셨다. 자신의 삶과 마음의 많은 부분을 공유한 집과 이별하기가 그렇게 힘들기도 하다. 그분은 우리 엄마에게 “정말 집이 그리울 때 종종 놀러 와도 될까요?”라고 묻기도 하셨다.
한국인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녹아 있는 애증의 단어, 내 집. 그 뒤에는 어떤 수식어가 어울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