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노래

by 스테이시

하고 있는 일도 버티기에 계절, 배우고 있는 일도 버티기의 계절이다.


작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분명히 칭찬을 받았던 적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는 계속 의욕을 잃을 만큼 지적을 당하고 있다. 지난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나에게 한 말은 아니였지만, 다른 분께 말하면서 어차피 돈내고 배우려는거 와서 욕좀 먹으면 어때라고 하셨는데 아 맞다. 너무 맞는 말이라서 더 아프다.


선생님 칭찬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씀도 하셨지만, 잘하지 못하는 것을 계속 할 것인가에 의구심이 든다면 마지노선 가까이 까지 밀려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다음 주 과제곡을 받았는데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 내가 나를 믿어야 창작이 되고 생산성이 오르는데 직업에서도 학업에서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슬럼프를 마주하고 있다. 참, 그것도 왜 연동이 되는지 더블로 힘들게 말이다.


작사를 시작할 때 분명 엄청 재미있었는데 왜 이렇게 어려워 졌을까?

이제 아는게 많아져서 생각나는 대로 쓰기 어려워서?


이번 주 선생님께서는 10달 수업듣고 작사가가 될 수 있다는 게 사실 말도 안되는거 아니냐고 하셨다. 한 과목을 전공이라고 말하려면 최소 2년에서 4년을 배우는데, 열달 배워서 뭐가 될 수 있을 것 같냐는 말이 듣고 보니 그렇다. 그래도 이왕 하는 것 잘하고 싶은게 마음인지라...


이번 주는 피드백을 듣고 돌아보니, 칭찬 받았던 곡들은 적어도 10년 전 노래들의 가이드였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현타가 오는 것 같았다. 휴. 누굴 탓할게 없구나. 요즘노래를 듣지 않았으니 요즘 노래 멜로디에 맞는 가사를 모르는게 명백했다. 가끔은 요즘 노래를 들으려고 시도했으나, 사실 귀에 잘 들리지 않았다. 가사를 보면서 들어도 "엥? 이게 무슨애기?" 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는데, 더이상 노래에 필요한 것이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내 귀는 아직도 이야기를 담은 가사들이 익숙해져 있어서 인지, 열거처럼 되어 있는 가사들이 서걱서걱하다. 그래도 그게 요즘 통하는 가사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네가 쓰고 싶은 가사는 데뷔하고 1년 뒤 쯤 쓸 수 있다고. 일단 데뷔를 하려면, 아이돌 가사에 덕질을 해보라는 말도 기억에 난다. 이건 내 가사가 변해야 되는 부분이 아니라, 내가 변해야 되는 부분인 것 같아서 너무 환영하면서도 아프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목표를 데뷔로 잡으면 안되는 거구나. 허허허.


참말로 이글을 쓸 시간에 과제곡을 한 번 더 들어야 할텐데, 이렇게 현실 도피를 하고 있다. 스타벅스 문 언제 여나, 50분 남았네 슬슬 나가서 책 좀 읽어야 겠다. 아아 아니, 노래를 들어야 된다니까 스테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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