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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우리 집은 어디에] 공공분양? 신혼 희망타운?

공공분양? 신혼 희망타운? (Feat. 공짜는 없다.)

by 스테이시

임대주택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어른이라면 알고 있지만, 쉽게 또 잊어버리는 환상, 착각 그것 중에 하나가 무언가 공짜라면 혹은 무료처럼 보이기만 해도 좋다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에게라도 스타벅스 무료 음료수 쿠폰 같은 것을 건네면 싫어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돈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무료에 더 열광하기도 한다. 당신이 사람을 고용하고 있는 입장인데, 일에 강도에 맞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누군가에게 공짜 노동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어른 아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피해 갈 수 없는 이 지점. 우리는 무언가를 누리고 싶어 하지만, 대가는 최소한으로 지불하거나 혹 될 수 있다면 지불하지 않고 싶어 한다.


또한, 운이 좋다면이라는 표현을 필두로, 로또 등의 단번의 기회로 일확천금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런 심리가 반영된 사회 현상은 아주 많이 있다.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것은 공공이라는 지붕 안에 있는 주거형태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장단점을 잘 알고 사용하자는 것이니 오해는 사절이다.


앞장에 보면, 나는 약 100일간의 시한 부 신혼을 돌려받았다고 했다. 그 부분의 법이 예고돼서 나서 실제 적용되기까지 매일 언제 시행되나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것 같다. 2018년 3월 30일 SH행복주택 공고를 시작으로, 4월 SH국민임대, 5월 민간 및 공공분양에 적용되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언젠가 내가 내 집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공공분양을 통해서만 일거라고, 정말 손톱만큼의 의심도 없이 믿었다. 당시 거주하던 마곡지구는 정말 부동산으로 뜨거운 곳이었다. 그리고 누구나 마곡 9단지 공공분양을 넣어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농담으로 서울에 살아있는 모든 청약통장이 마곡을 향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나 또한 임대주택을 처음 시작할 때 겪었던 것처럼, 내 집 마련에 대해 남들과 크게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마곡 국민임대에 살다가 마곡 공공분양에 당첨되면 내 인생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말 공공분양만이 길이라고 종교처럼 신뢰했다. 마곡 9단지 공사장 주변을 걸어 다니면서 내게로 돌아오라고 저기가 우리 집이 될 거라고 외쳤다가도, 분양 가격이 얼마나 될 줄 알고 아무리 공공분양이라도 59형(방 3개)이 5억은 될텐테 라고 생각하니 원, 혹시나 엄청난 경쟁자를 제치고 당첨이 되더라고 금액을 마련해서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현실을 체감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꿈꾸는 이런 일이 현실이 되려면, 사실 공공분양 생애최초 무작위 컴퓨터 추첨해서 당첨이 돼야 되는 것이었다. (생애최초는 집을 소유한 이력이 없는 사람들 중에 5년간 근로소득 세금을 내었으며, 소득기준이 부합하는 사람 전체에게 추첨 자격을 주므로, 정말 랜덤 추첨이다. 말 그대로, 무언가 내가 준비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냥 내 바람들은 길가다가 누가 떨어뜨린 로또를 주었는데, 그게 1등짜리 였대 라는 이야기랑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공공분양 중에서 특별공급 생애최초만 바라보면 나머지 인생의 계획을 세웠었다.


마곡 9단지 안되면 강일지구 구룡지구 마곡 10단지 등 계속 공공만 도전할 생각이었다. 물론, 컴퓨터 추첨으로 선정되는 것이니 한 번에 될 수도 아니 평생 안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공공분양은 특별공급 외에는 정직하게 청약 통장 인정 입금액으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에, 청약을 오래 가지고 계신 어르신들을 제치고 젊은이들이 일반에서 당첨 확률은 제로에 수렴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빠르게는 3년 5년 길게는 10년 동안 국민임대에 살면서 공공분양만을 지원하는 시나리오인데, 공공분양만 바라보겠다는 이유는 명백했다. 처음 공급가가 지역 시세의 80% 내외로 저렴한 편이다. 싼 가격이라는 말에 이끌리어 사실 다른 조건들은 개의치 않았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공공주택이 평형 구조가 좋지 못하고. 내부자 재가 별로이고, 나중에 팔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은 좋은 것만 보기 좋아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쉬운 나에게 잘 다가오지 않았다.


사실 싼 가격이면 모든 것이 마이너 해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임대주택을 이야기를 지금까지 쭉 해오면서도 임대주택 중에 복지의 개념이 강하게 적용되는 영구임대 국민임대를 포함해서, 사실 서민으로서는 쉽게 보증금을 갖고 있을 수 없는 장기전세 행복주택, 공공임대까지......


이용자들은 물론 조금 더 싼 가격에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짜는 아니다.


가격 + 무언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임대주택 같은 경우 가격 + 자산증식의 기회 일 것이고, 공공분양 같은 경우 가격 + 실거주 필수(그 기간 동안 이동의 자유)가 될 것이다. 요즘 신혼 희망타운이 가장 핫하게 회자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공공분양과는 다르게, 멋진 4 Bay 구조로 뽑은 평면도도 돌아다니고 있다.


아직 신혼이시고, 소득제한에 충족되시는 분들은 아마 다들 준비를 하고 계실 것이다. 언론에서는 되기만 하면 로또 라느니, 많은 긍정적인 부분만 소개를 하고 있어서,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준비하면서 고려해 보아야 할 점을 나는 남기고 싶다.


일단 내가 이 제도를 바라볼 때, 가장 큰 장점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라기보다는 4억까지 (주택 가격의 최대 70%) 20년 30년 고정금리 1.3으로 빌려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지금 서울 같은 경우 5억 이하의 집에 대해서 최대 대출은 생애최초자에게 50%이다. 그런 면에서 대출 완화를 당첨자 몇 명은 누리게 될 것이고, 금리 또환 환상적이다.


다만,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부동산 경기를 다시 부양책으로 쓰게 된다면, 다시 일반 주택담보대출도 70%로 풀리게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낮음 금리. 그렇다.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출을 쓸 경우, 나중에 집을 팔았을 경우, 정부와 수익을 나누어야 된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계산법을 유심히 보다 보면, 8년간 집을 팔 수 없고, 5년은 꼭 살아야 하고, 10년 안에 팔면 2자녀라도 수익의 30%를 정부에게 내줘야 한다. 음, 정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대목이다. 첫 공급되는 위례 같은 경우 55형이 4억 6천이고 자산제한은 2억 5천이다. 그럼 무조건 2억 이상은 정부에게 빌려 써야 한다는 뜻이다. 다달이 백이 넘는 큰돈을 내며 살다가 팔 때 3억이 올랐으면, 무자녀의 경우 1억 5천을 현금으로 내놓고 가야 된다면, 2자녀라도 9천만 원을 현금으로 내놓고 가야 하는 것이라면, 엄청나게 파격적인 딜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모든 제도는 장단점이 있고, 우리 가정에 더 적합한 제도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신혼 희망타운이 좋은 제도가 될 것이지만, 그것만 길인 것처럼, 준비하고 그 결과에 인생을 걸진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 신혼 희망타운의 점수 체계라거나 가격 평면도 등의 정보는 인터넷에 홍수처럼 퍼져있으니 나는 이글에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분야 주택을 계속 Follow-up study 해 온 이용자로써, 모든 것에 득과 실을 잘 계산해서 가정에 맞는 선택을 하시길 추천드리고 있다.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이케아를 다닐 때였다. 다양한 연령 때의 직원을 보유한 이케아에서, 우리 아버지 또래 연배 되시는 같은 팀 케빈 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케빈 씨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전에는 신도림 태영아파트에 사시고 현재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에 사신다고 하셨다. 와. 나에게는 익숙한 동네들이다. 그래서 집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 가정이 신혼기간을 회복하게 되어서 그 100일의 기한 동안 나오는 구로구 항동 공공분양을 넣어볼까 한다고 이야기를 드렸다. 케빈 씨는 이케아에서 시간제로 일할 생각하지 말고, 사회에 나가서 풀타임으로 딱 자리를 잡으라라고 따끔하게 조언하시면서, 딱 공공분야만 고집하지 말고 민간분양도 함께 보라고 말씀하셨다. 음, 내가 임대주택에 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굳이 많이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분의 진심 어린 마음이 느껴졌다. 내가 자식 또래일 테니 말이다.


그 대화가 나의 앞으로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차차 이야기해보도록 하고, 공공분양 이야기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신혼 희망타운, 내가 위에 언급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매력적인 제도 일 수 있다.


(일단 한 집에 5년 이상, 혹은 수익배분을 줄이기 위해 필수로 10년 이상 사는 것 아니, 어떤 이유가 없더라도 한 집에 오래 사는 것은 여러모로 쉬운 일은 아니다^^ 이건 내가 프로이 사러 라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마곡 9, 강일, 위례, 구룡 등, 공공분양도 당첨만 된다면 수익 외에도 실거주로 행복하실 것이다. 다만, 마지막 한 가지 잊지 마셔야 되는 것은 이렇게 혜택을 입는 사람은 준비하는 사람에 비해 아주 아주 아주 소수이다.


누군가는 당첨이 된다. 그게 기다리면 언젠가 나라는 보장은 없다.


내가 너무 부정적인 것 같은가? 현재 신혼 희망타운의 경우 만점에서만 당첨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그아래 점수들은 될 것 같다는 기대 혹은 우리 집이 될지도 몰라라는 바람을 지금이라도 접고, 다방면의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시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이번 신혼 희망타운이 안되면 다음 신혼 희망타운을 기다려서 꼭 이제 도로 끝장을 보겠어하다가, 신혼기간이 끝날 수도 있다. 띠로리.


인생은 새옹지마. 이 길이 막히면 다른 길로 갈 수 있고 혹시 알아 더 좋은 길일지.


나도 마곡 9단지만 목 빠지게 기다렸지만, 다행히 빨리 깨달았다. 나 같은 사람이 몇 만 명이고 그중에 내가 컴퓨터 랜덤 추첨으로 뽑힐 확률 따위는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나도 안다.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을.......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서 많은 이들이 꿈꾸지만 소수만 그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인데, 토요일 저녁이 되면 이번 주는 내가 될 것 같은 로또 방송시간처럼, 그 긴장을 공공주택 분야에 너무 많은 부분 할애하지 않길 바란다. 그것만 믿다가 안되면 그 박탈감과 원망은 나의 몫인가? 제도를 만든 사람의 몫인가?


제도는 목적이 아니다. 수단이다. 많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이 신혼 희망타운에 지원하실 것이다. 다만, 지역우선순위가 있으니 공급되는 그 지역에서 끝날 것이 거의 확실시 다. 그러므로, 다양한 루트를 펼치길 권장해 본다. 지금으로써는 수익을 정부와 공유하는 부분이 내게는 너무 크게 부각되어 보인다.


조삼모사


그러므로 전매제한 실거주 제한이 있더라도 그 부분이 없는 공공분양 신혼 특별공급이 조금 더 편한 길로 보이기는 한다. (물론 가격대가 다르긴 하겠지만 말이다) 모든 제도는 장단점이 있으므로, 잘 고려해보시고 각 가정에 맞는 적합합 보금자리가 생기길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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