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던지기

1화

by 스테이시

동전 던지기 해본 적 있어?



오백 원짜리 동전을 던졌다 받으면 한쪽은 학이 그려진 면이 나오고, 한쪽은 숫자가 쓰인 면이 나오잖아.

어렸을 때 동전 던지기 놀이를 할 때면 두면이 동시에 나오는 상상을 했었어.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전의 양면을 같이 볼 수 있는 기회는 절대 없지.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같은 걸까? 삶을 뒤집으면 죽음이고, 죽음을 뒤집으면 다시 삶일 테니까. 그렇지 않아?



어릴 적 나는, 살면서 유일하게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삶과 죽음이라고 생각했었어.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날에 맞춰 태어날 수 없었고, 울 아빠는 무방비한 상태로 병에게 삶을 내주어야만 했어.

산처럼 크고 웅장했던 아빠가 떠나던 그날을 생각하며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어.

살고 싶었던 아빠가 힘없이 자신을 내어주던 그날이 떠 오늘 때면 운명을 거스르는 그들에게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거라고 생각했어.

이기적인 사람들이니까. 이기적이잖아. 이기적이야.



그때 난 몰랐어, 누가 정말 이기적인 사람인지. 죽을힘으로 살면 된다고 건방지게 떠들어대던 내 모습이 얼마나 무지했는지.




그랬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계속 죽음을 떠올리고 있었어. 너무 웃기지 않아? 죽음은 선택할 수 없다고 확신하던 내 머릿속은 어느 순간부터 죽음이라는 단어로 가득 찼어.


삶이 너무 힘들어서도 아니고, 세상이 밉거나 두려워서도 아니야. 그냥… 쉬고 싶었어. 그뿐이었어. 조용히, 편안하게, 아무 생각 없이. 죽으면 그럴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샤워를 하다가, 설거지를 하다가, 운전 중에도 점점 멍해지며 감각이 사라지는 순간들이 자꾸만 나를 찾아왔어. 나도 모르게 그저 ‘나만 사라지면 되는 방법’ 들을 찾고 있었어.

그 무렵부터는 감각도 점점 무뎌졌어. 감정이 식어갈수록, 살갗으로 느끼는 온도와 촉감도 점점 사라져 갔어.



하루 종일 울던 그날은, 밤에도 비가 내렸어.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활짝 열었더니 비바람이 방 안으로 마구 밀려들었어.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대고 누웠는데 시원한 느낌이 너무 좋더라.

눈물과 빗물이 뒤섞인 채로 아주 오랫동안 누워 있었어.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차가움조차 느껴지지 않는 지금이, 아마도 어떤 아픔도 느낄 수 없는 순간일 거야 - 그때 난 정말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

생각해 보면 그때가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었어.



난 아직도 아주 가끔 비슷한 생각들을 해, 그런데 예전처럼 극단적이진 않아. 어느 날 갑자기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감기에 걸려도 회복해서 돌아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테니까 보채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길 기다려.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갈 거니까. 물론 헛된 바람일지도 모르지만…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