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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명 Sep 05. 2017

나만 생각하는 글

나는 꽤 따뜻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 이 첫 문장은 정말 별로여서 스스로 몸서리가 쳐진다. 어찌 됐건 어렸을 때 나는 내가 심성이 곱고 착한 사람인 줄 알았다. 모두가 그렇게 나를 대해주었으면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시닉이 된 것은 대학교에 가면서부터였나? 아니다. 어렸을 적부터 불신의 데이터는 고여왔다. 대학교를 가는 즈음에 나는 오히려 그 풀에 빠져버린 게 아닐까.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지극히 나의 기분만 고려한 이야기임을 미리 말해둔다. 지금 이곳에서 도덕을 논할 일은 없다.)


첫째...

(그러고 나서 한참을 인간에 대한 불신이 어떻게 쌓여왔는지 썼지만, 그럴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모두가 자신의 욕망을 따를 뿐이다. 물론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는, 누구나 눈이 멀기 때문에 예외를 두기로 한다. 사랑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은 특권이며 나는 그것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언제라도 즐거운 일이며 훗날 되짚어봐도 마약처럼 푹 빠지는 몇 안 되는 우연이다.


둘째 셋째는 사회나 이론에 관한 불신인데, 결국엔 앞의 내용과 상통하므로 쓰기가 귀찮아졌다. 어차피 이해하는 사람은 이해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내가 논문을 써서 집대성한대도 모를 것이다. 그것은 능력의 차이도 아니며 단지 그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 생은 그런 사람들하고만 교류한다 해도 너무 짧은 것이다.


아무것도 쓰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모든 것을 썼다고 느낄 수도 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 여기 또 다른 가엾은 시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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