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시. 도시에서의 한 시는 저녁 아홉시 정도와 별 차이 없겠지만, 이곳의 한 시는 말 그대로 밤이다. 밤(이탤릭).
방의 불은 모두 끄고 앉아서 담배를 피운다. 달빛이 새어들어온다. 고양이는 밥을 먹는다. 그의 등에 새겨진 얼룩무늬만 언뜻 보인다. 아작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그가 밥을 먹는 동안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매 순간이 실은 불확실한 이 때에, 어떤 시간의 틈 만큼은 확실히 그렇게 지나갈 것 같다. 그런 믿음은 어찌보면 (자각해본다면) 흔하며, 우리는 매일 이런 믿음에 기대 살고 있는지 모른다. 저 얼룩무늬가 계속 이 시간 속에 존재할 것이라는 터무늬(히히) 없는 믿음!
담배는 어떻게 피우면 반 개만 피우고도 어지럽지만 왠지 불을 한 번 더 켜고 싶다.
덧붙이자면 하루키의 에세이에도 이런 내용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