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의 시간 #7 주말부부도 꼰대가 있다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주말부부의 음악 에세이

by 계단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어쨌든 주말부부를 졸업한 지 이제 10개월쯤 됐다.


당시 남편과 함께 주말부부였던 동료들은 아직도 그곳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나름 순번을 예상하며 때만 기다리면 될 줄 알았는데, 번엔 지역 간 이동을 최소화했다나 뭐라나... 먼 사람들의 발이 묶였다. 안 그래도 코로나로 힘든데 복귀만 기다리던 가족들의 마음이 어떨지… 이렇게 인사는 알 수가 없다.


어떤 기회로 본가가 있는 지역으로 발령받아 돌아온 남편에, 혹시나 시기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변을 잘 돌아보고 겸손하라며 주의를 시킨다.


사실 업무 자체만 비교하면 이곳보다 외지인 그곳이 몸은 편했다고 한다. 지역 특성상 아무래도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계절의 영향으로 바쁜 시즌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해당 시즌에 매출이 집중돼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니 실적이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장기화의 고리가 뭐든 끊어져야 할 텐데 동료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때마다 걱정이 된다.


주말부의 양상은 둘만 사느냐 자녀가 있느냐 부모님도 가까이 계시느냐에 따라 무척 달라진다. 그러고 보니 리 회사만 봐도 주말 부부를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직원의 비율이 굉장히 높다.


주말부부를 마치고 임신과 출산을 거쳐 육아를 하고 있는 남편, 임신과 함께 남편을 멀리 해외에 보내고 친정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 아내, 남편은 혼자 타지에서 생활하고 시부모님과 함께 육아를 하고 있는 아내들, 양가의 도움을 받아 육아를 하면서 그 사이 주말부부를 거쳐 온 아내들, 타지로 발령을 받았다가 복귀해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남편, 얼마 전 승진과 함께 발령이 나서 이곳에서 타지 생활을 시작한 남편까지, 정말 다양하다.


그들만의 주말부부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갔고,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굳이 개인생활을 묻진 않는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돌아올 것을 알고 있는 기다림의 시간, 공식은 단순하다.


그런데 얼마 전, 들 중의 하나가 굳이 묻지도 않은 질문에 답을 했다. 얼마 전 이곳에서 타지 생활을 시작한 동료가 수요일이라 유연근무를 하고 본가로 간 날이었다. 끄덕끄덕 수긍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라떼는 말이야' 모드가 켜졌다. 순식간에 레퍼토리가 '내 배우자도 그랬다' '주말부부라면 그래야지' '너희 배우자는 안 그랬니'로 흘러갔다. 평화로운 사무실에 웬 비교와 자랑이 난무하는 '엄마 친구 아들딸 같은 소리'를? 표정관리가 힘들었다.


주중에 가족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보통 사무직이면서 일명 '9TO6' 근무를 하는 사람이 유연근무나 조퇴를 할 수 있으고 업무 처리가 제시간에 끝나거나 조절이 가능한 근무환경이 전제가 돼야 한다. 이 중에 한 가지가 겨우 충족될까 말까 한 나의 배우자를 떠올리며 마치 해야 할 일을 안 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드는 그런 말, 마치 보고 싶지 않아서 오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하는 그런 말을 들으니 정말 기분이 나빴다.


고생한 남편을 더 사랑하라고 북돋아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다른 부부의 과거를 말 몇 마디로 단번에 넘겨짚고 판단해버리는 주말부부 꼰대는 되지 말자.


컬트(Cult)- 너를 품에 안으면


너를 품에 안으면

힘겨웠던 너의 과거를 느껴

이제는 더이상 흔들리지마


https://unsplash.com/photos/vzFTmxTl0DQ

https://unsplash.com/photos/PHIgYUGQPvU

작가의 이전글예민한 나를 좋아하고 싶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