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의 시간 #4 주말부부의 주말근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주말부부의 음악 에세이

by 계단

마음이 무겁다.


월요일, 화요일, 하루하루 그럭저럭 보내다가도 주말근무가 다가오면 약간의 스트레스가 올라온다. 함께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기란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운동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그는 시국 탓에 가끔 둘셋이 모여 캐치볼을 하는 게 최선의 여가 생활이다. 가족은 우리 둘 뿐. 한 명이 출근하고 나면 나머지는 혼자 쉬고 밥을 먹고 무언가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주말근무라는 게 반복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하나의 생활 패턴이 되고 그러면 나름 안정감을 느낄 거라고 기대했는데 결과는 썩 그렇지 않다. 오히려 쉼에 대한 열망이 상대적으로 더 커진다. 아마도 처한 환경상 돈보다는 시간이 귀하고 가치의 우선순위에서 상위에 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휴일 없이 근무하는 게 몸도 피곤하지만 마음도 이래저래 싱숭생숭한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던 차였는데, 마침 남편도 주말에 일을 하게 됐다며 전화가 왔다. 날짜를 들어보니 내가 근무할 주말과 일주일 차이가 났다. 예전에는 그런 일이 생겨도 '한 명이 근무하면 나머지 한 명이라도 잘 쉬지 뭐'라는 생각, 그리고 '한 명이 근무하면 나머지 한 명이 식사도 챙겨주고 퇴근하면 잘 쉴 수 있게 챙겨주자'라며 그대로 근무를 했겠지만 이번엔 변화를 주기로 했다.


"날짜 맞춰서 둘 다 같은 주말에 근무하는 게 어때?"


각자 끼니를 잘 챙길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하던 그가 밥만 잘 챙겨 먹는다면 해 볼 만하겠다고 하기에 동료에게 부탁해 날짜를 바꿨다.


결과는? 꽤 괜찮았다. 서로가 일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 힘을 냈고, 나머지 한 명이 특별히 심심해하거나 외로워할 새가 없었다. 일하고 쉬고 일하고 쉬고의 연속일 뿐이었다. 물론, 둘 다 비슷한 시기에 주말근무를 하는 게 흔한 일이 아니고, 근무 날짜를 바꿔 줄 동료를 찾지 못할 때도 있으며, 필요에 의해 서로 다른 날 일하는 게 나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도 괜찮았고 적어도 기다림으로 길고 지루하기만 한 주말은 아니었다.


주말부부에게 최선은 없다. 최악을 피했다면 그야말로 다행(多幸)이다.


♩ 이적 -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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