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우

by 이용수

설날 처가에 가서 배추 전 먹고 떡국 먹고 커피 사다 먹고 한과 먹고, 배를 눌러 용량을 점검하고, 고기 구워 먹고 한과 먹고... 호화로운 명절 루틴을 착착 소화하고는 빈방으로 어슬렁 들어갔더니,


어, 푸우잖아. 어디 있다가 왔니. 때깔은 왜 이리 좋니.

어머님에게 확인하니 기부하려고 세탁해 두셨단다. 이 푸우로 말하자면 결혼 전 자취할 때 내가 울든 웃든 스피커 위에 앉아 물끄러미 미소 지어주던 소울메이트이다.


집에 데려와 거실 탁자에 앉혔다. 오렌지 색감이 화사하다. 푸근한 인상은 녀석을 발견했던 동네 인형가게에서와 똑같다. 귀환을 축하한다. 아니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