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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수 Jun 29. 2024

여섯 번째 인왕산 소풍

feat. 산딸기

서대문역에서 시작해서 인왕산 정상 찍고 부암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오늘로 여섯 번째 달성했다. 달성이라니 고난도 등산 같네. 소풍이 좋겠다.


코스 중간중간에 산딸기가 보여서 먹을까 망설이다 군락지를 발견하곤 못 참고 살짝 맛봤다. 이른 더위 탓에 한동안 오지 않았는데 그새 이쁘게 영글었나 보다.


부암동 천진포자에 가서 (늘 차있던) 가운데 넓은 자리가 비었길래 앉았다. 한적한 홀에 곧 한 무리의 외국인이 들어왔다. '나름 단골의 주인의식'이 발동해 구석자리로 옮겨 앉았다. 훈뚠과 매운새우만두를 후루룩 짭짭 잘 먹고 나설 때 주인장이 사이다를 공짜로 주시겠다는 걸 굳이 사양했다.


바로 옆 빵가게에서 바게트를 사들고 초소책방에 갔다. 경찰초소를 리모델링해서 이름이 그렇다. 초소 위치답게 서울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야외 테라스 그늘 아래에서 솔솔바람을  더할 나위 없다. 옆 자리에 우리 연배쯤의 부부가 연로한 부모님과 얘기 나누다 가족사진을 찍으려 자동 촬영기능을 만지고 있길래 찍어드리겠다고 나섰다. 오늘 연달아 기특한 짓을 했다.


책방을 나와 길 따라 다가 수성동계곡으로 꺾었다. 일전에 여러 번 왔던 서촌으로 진입하는 길이다. 아담하고 특색 있는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이 근방도 오랜만이라 기억나기도 낯설기도 하다.


시장 입구에서 찹쌀도넛을 사서 입에 물고 경찰서 지나 광화문역에 도착했다. 만 오천보. 짭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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