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인왕산 다녀온 후 밤에 비가 세차게 와서 오늘도 비가 오려니 하고, 그렇다고 집에 죽치기는 싫어 스크린골프를 할까 아내와 나섰는데 비 올 날씨가 아니어서 인왕산을 또 가자고 급 결정했다. (참고로 우리 집은 목동에 있다.)
역대급으로 사람이 없었고 (우리 기준) 역대급 속력으로 정상에 올랐다. 서대문역부터 50분. 먼 곳은 흐리지만 도심은 선명하다. 산딸기 몇 개를 먹었다. 또독 시큼. 아마 올해 산딸기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일듯하다.
윤동주문학관까지 가지 않고 곧장 수성동계곡으로 갈 요량으로 중간에 샛길로 빠졌다. 표지판 안내는 없었지만 가보리라 벼르던 '숲속쉼터'가 어디쯤 있을 터였고 다행히 곧 시야에 들어왔다. 모든 벽이 통창이다.김신조 사건으로 지어진 폐쇄적인 초소가 개방의 상징으로 리모델링되었다. 사방의 초록이 번져 들어온다.공부하는 분, 마실 나온 부부가 있었다. 몸이 쑥 안기는 의자에 앉았다. 호사로운 공짜다.
어제는 말라있던 수성동계곡에 물이 흐른다.'계곡 맞네' 인증을 하고 공원을 지나 주택가로 들어간다. 숲과 삶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