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대나무 사이로 들어온다
티브이만 한 간판들이
먹을 것이거나 평화로운 것을
술잔에 떨어뜨린다
다시 부딪고 입으로 갈 것을
눈이 마셔버리고
눈이 생각하는 건
어둡게 투명하다 술이
어느 들판을 놀던
이파리냐 뿌리냐
알 수 없는 일이지
우리는 마주 앉고 옆에 앉아
눈길 한번 고스란한 적 없이
창밖에서거나 천장에서거나 떨어진 불빛에
눈망울이 어른거린다
술이 눈망울을 담고 어른거린다
눈은 비가 되려다 말고
우산에 모두 피하려다 말고
서로 바보가 되려다 말고
오랫동안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