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사동

by 이용수

거리가 대나무 사이로 들어온다

티브이만 한 간판들이

먹을 것이거나 평화로운 것을

술잔에 떨어뜨린다

다시 부딪고 입으로 갈 것을

눈이 마셔버리고

눈이 생각하는 건

어둡게 투명하다 술이

어느 들판을 놀던

이파리냐 뿌리냐

알 수 없는 일이지

우리는 마주 앉고 옆에 앉아

눈길 한번 고스란한 적 없이

창밖에서거나 천장에서거나 떨어진 불빛에

눈망울이 어른거린다

술이 눈망울을 담고 어른거린다

눈은 비가 되려다 말고

우산에 모두 피하려다 말고

서로 바보가 되려다 말고

오랫동안 걷는다

keyword
이전 23화갑자기 추워진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