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경영자 독서모임 MBS의 책은 <호모 심비우스>(최재천, 2022, 이음)'이다. 오늘의 키워드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이 악물고 듣기, 숙론과 통섭, 보응적 인간,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
이 악물고 듣기 :
최재천 교수는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경영이 처음이었지만 3년여 현장 관찰에서 - 개미 관찰하듯이 - 경영 십계명을 뽑아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최재천, 2017, 메디치미디어)를 썼다. 십계명 중 하나가 '이를 악물고 듣는다'이다. 얼마나 안 들으면 '이를 악물어야' 한다고 했을까. 누구나 회의 자리에서 말을 끝내기 무섭게(또는 끝내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치고 들어오는 상황을 겪는다. 그/그녀는 사실 내 말을 듣지 않고 할 말을 준비하면서 쏟아낼 타이밍만 노리는 것이다. 상사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동료 간인데도 끼어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내가 상사인 회의에서만이라도 '이 악물고' 듣는 수밖에.
숙론과 통섭 :
최재천 교수가 확인해 주길, 토론의 토討는 '때리다', '공격하다'를 뜻한다. 이 글을 쓰는 오늘 마침 독일 저널리스트 안톤 숄츠를 인터뷰한 기사를 보았다. 어느 토크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다른 사람 의견이 어떻든 준비해 온 말만 하고 더구나 시청자 댓글 중에 '누구의 의견은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의견이 양극화되는 문제는 미국이 심각하고 독일이라고 예외가 아니지만 한국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최재천 교수는 숙론하자고 제안한다. 여러 의견이 오가면서 공감하기도 배우기도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도 하는 과정에서 통섭이 이루어진다. '통섭 Consilience'은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주창한 개념이다. 최재천 교수가 번역 출간한 2005년 당시에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통합하자는 접근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요즘은 편하게 들린다. 최재천 교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들의 공이 아닐까. 최재천 교수는 생태 연구로부터 사회를 이해하는 길을 텄다. 스티브 잡스는 기술, 디자인, 인문, 창의를 결합한 화신이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그렇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지만 리스크 관리는 어떻고 품질 관리는 어떻고 식으로 파편적으로 습득하는 지식은 현장에서 큰 도움이 안 된다. 프로젝트를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하고 프로젝트 참여자 간의 이해관계와 동선을 따라 드러나는 부분과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함께 살피고 문제를 진단할 때 솔루션이 나온다.
보응적 인간, 호모 심비우스 :
행동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세 분류가 있다고 한다. 이타적 인간, 이기적 인간, 보응적 인간. 이타적 인간은 이태석 신부 경우다. 극히 드물다. 이기적 인간은 트럼프 경우다. 미국만 위대해지면 된다. 전체의 1/5~1/3 수준이라고 한다. 다수는 보응적 인간이다. 대체로 양심적이다. 세금을 성실하게 낸다. 일부 손해가 있더라도 부당함에 맞선다. 최재천 교수는 그래서 희망을 본다. 코로나 백신이 나왔을 때 돈 있는 자가 아니라 노약자, 현장 간호사가 먼저 백신을 맞았다. 호모 사피엔스는 현명한 인간이라는 뜻이다. 인간이 지난 1만 년간 지구를 완전하게 장악했으니 똑똑하긴 하다. 그러나 자연을 파괴한 대가를 보면 물음표가 생긴다. 자연과 공생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가 인류의 지향점이다.
종합하면,
내 말만 하지 않고 잘 듣고 서로 의견을 존중하면서 통섭하여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듯이, 보응적 인간이 자연을 보호하면서 공생해야 팬데믹을 예방할 수 있고 인류가 지속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