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재 기사인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챙겨 읽는다. 6월 11일 자는 리사 제노바와의 인터뷰이다. 그녀는 <스틸 엘리스>를 썼고 <기억의 뇌과학>(2022, 웅진지식하우스)을 썼다. 인터뷰에 끼어들어본다.
리사 제노바 : 기억은 신경망 형태로 머릿속에 존재하는 물리적 실체이다.
나 :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2015, 김영사)에서는 '내가 인지하는 내가 나인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뇌에 전기 자극을 주니 갑자기 용맹해졌다는 실험 얘기가 나온다. 뇌는 조작 가능하다! 누군가가 나도 모르게 내 뇌를 조작하면 그것은 나일까? 죽으면 내가 완전히 사라질까 아니면 다른 존재양식으로 바뀔 뿐일까 하는 의제가 있으되, 기실 살아생전에도 '나'를 내가 의심해야 할지 모른다. 참고로,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장이브 뒤우, 2022, 김영사)는 뇌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물리적인 뇌를 실감해보기 좋다.
리사 제노바 : 기억을 재설계할 수 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린 후 바로 더 온건하고 중화된 버전으로 바꿔서 다시 저장하거나 삭제 버튼을 누를 수 있다. 긍정적인 사람의 기억 극장은 웃음과 경외로 편집되어 있고 부정적인 사람의 기억 극장은 비극의 이미지로 플레이된다. 나쁜 기억을 강화하는 습관을 멀리 해야 한다. 내가 가진 행운, 기적 같은 기회를 계속 발굴하고 되뇌어보라.
나 : 남이 내 뇌를 조작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잠시 제쳐두고, 당장은 좋은 소식이 있다. 리사 제노바는 우리 스스로 나쁜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그렇다. 나는 스트레스가 높았던 상황을 의식적으로 재해석해서 나에게 유익한 메시지만 남기려 애쓴다. 각자의 입장을 객관화하고 감정은 도려내어 건조한 문장으로 적어둔다. 한 번에 치유되지는 않으나 몇 차례 반복하면 온건한 기억으로 조작되어있음을 느낀다. 또한 내가 얼마나 행운아인지를 떠올리면 나쁜 기억은 별일도 아니다. 남에게는 없는 특별한 행운이 있어서가 아니다. 오늘 머리가 맑아서 아내와 함께 웃어서 아이가 밥을 먹고 학원에 가줘서.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니까.
리사 제노바 : 사람들은 대부분을 잊는다. 1년 동안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는 날은 10일 내외다. 가까운 과거도 기억에 저장되는 분량은 3%가 채 되지 않는다.
나 : 그러니 당연히 다른 사람도 나와의 일을 거의 잊는다. 나쁜 기억을 되뇌고 있는 사람이 지는 거다.
리사 제노바 : 인지적 비축분이 높으면 제대로 기능하는 시냅스가 많다. 정규 교육 수준이 높고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우수하고 정신을 자극하는 활동에 규칙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인지 예비 용량이 더 높다. 신경세포 연결이 풍부해서 일부 시냅스가 손상되어도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
나 : 박사과정을 들어간 학교에 일흔 중반이신 교수님이 계시다. 이직하는 기업교육기관에 예순 후반이신 교수님이 계시다. 나는 앞으로의 20년을 향해 출발하는 지점에 서 있다. 기업교육기관 교수이자 박사과정 학생이자 아마추어 작가다. 인지적 비축분을 만땅으로 채울 거다.
김대식 : 우리가 아는 현실은 현실인가? 이미 존재하는 외부 현실이 빛에 반사되어 망막에 그대로 맺혀서 뇌가 인식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뇌는 두개골 속에 갇혀있으면서 눈, 귀 등으로부터 받아들인 신호를 해석하고 미리 결정해버린다.
나 : 갑자기 김대식 교수를 등장시켰다. 김대식 교수가 본인 저서 <메타버스 사피엔스>(2022, 동아시아)를 토대로 한 강연을 유튜브로 보았다. 메타버스로, 우주로 탈현실 하려는 초기인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뇌가 해석한 결과임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실체라고 믿는 현실도 뇌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가상의 공간이라는 것인가? 다음 아티클 예고로 잠시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