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 리더의 질문

by 이용수

5월 23일 경영자 독서모임 MBS의 책은 <초격차 : 리더의 질문>(권오현, 2020, 쌤엔파커스)이었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첫 책인 <초격차>(권오현, 김상근, 2018, 쌤엔파커스)를 낸 후 받은 질문들에 답변하는 형식이다. 오늘 강의도 책 내용 소개는 별도로 없이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인상적이었던 주요 답변들과 내 생각을 남긴다.


권오현 : 한국은 Fast follower였다. 빨리 잘 베껴야 하니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실수를 안 하려니 마이크로 매니징 하게 된다. 리더가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부하와 경쟁하는 셈이다. 집에서는 냉장고도 열어보지 않으면서 회사에서는 왜 그렇게 간섭하는가. 리더는 과거를 복습하지 말고 미래를 예습해야 한다. 집안일의 결정을 자식에게 맡기지는 않지 않은가.

나 : 어느 정도가 마이크로 매니징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모르니 가르쳐주고 있는 것인지, 능력을 의심하는 것인지. 아이에게도 똑같다. 아이가 공부 스트레스가 이미 많다고 가정하고 기다려야 하는지, 한 번씩 간섭해서 점검을 해야 하는지. 친구 아들이 서울대를 갔다. 비결이 뭐냐고 하니 기다려주면 된다고 한다. 어디까지 사실일까.


권오현 : 미래를 위한 역량, 인재가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미래는 알 수 없다. 리더가 지향점을 갖는 것이 먼저다. 야구 선수인지 축구 선수인지. 미래를 위해서는 호기심이 중요하다. 소위 좋은 학교 출신들은 난도 높은 시험문제를 실수 없이 푸는 데에 특화되어있다. 실수를 안 하려니 안전해진 곳에만 합류한다. 실수하더라도 일단 해봐야 한다. 그러나 이를 수용할 문화는 가지고 있는가.

나 : 시험문제는 AI가 풀고 있다. 시험문제는 결국은 답이 있다. 더 정교한 답을 내놓을 뿐이다. AI는 스스로를 인지하지는 못한다. 다른 말로, 스스로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 사람은 질문을 하는 존재이다. 질문이 있으니 화성에 가서 살겠다고 꿈꾼다. 번외로, 영화 마션은 감동적이었으나 화성에 왜 가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지구를 살리기에 더 힘쓰자.


권오현 : 최고 리더가 유연하지 않으면 조직 문화는 절대 안 바뀐다. MZ 세대 얘기를 많이들 한다. 집에서 자식과는 대화가 되는가. 자식과 대화를 잘하지 못하면서 사원과 어떻게 대화를 하겠다는 건가.

나 : 100% 동의한다. 대표이사는 오너를 따라 하고 임원은 대표이사를 따라 하고 팀장은 임원을 따라 할 수밖에 없다. 오너가 없는 경우는 희망도 없다.


권오현 : 상사를 이길 방법은 없다. 그냥 다 맞춰줘라. 급한 사람이면 품질은 포기하고 빨리 해서 줘라. 그래야 Credit을 쌓고 내 시간을 벌 수 있다. 빈도에선 져주고 강도에서 이기면 된다. 골프게임 중 조폭 게임을 생각하면 된다.

나 : 초년생 때는 내 실력이 부족하니 상사가 옳겠거니 했다. 회사 경험이 많아지고 내 분야에 실력을 갖추게 될수록 상사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워진다. 이때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상사는 동반자이다. 상사를 이기려 하지 말고 상사가 잘 되게 해서 나도 잘 되는 길이 최선이다. 도저히 안 맞으면 헤어져야 한다. 내가 실력으로 독립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권오현 : 나는 회의를 하지 않는다. 과거엔 정보 수집 방법이 회의밖에 없었다. 지금은 모두 전산화되어서 조금만 노력하면 찾을 수 있다. 회의 자료는 대부분 지나간 과거 이야기의 정리다. 윗사람에게 보여줘야 하니 사전에 자료 점검을 위한 회의도 한다. 성형미인 자료이다. 회의 때는 기분 좋으나 반년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대신에 자료 없는 간담회를 한다. 시간을 정해놓으면 사전 준비를 하니 예고 없이 점심 등을 이용해서 한다. 질문하고 의견을 듣는다. 이때 그 사람의 역량이 보인다. 자료를 만들면 역량이 자료에 숨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나 : 최고 리더가 실천해야 한다. 최고 리더가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신임 장관 중 한 분이 취임사에서 '자료 만들지 말라'라고 했다 한다. 컨설팅 회사를 다닐 때 파트너 한 분이 글을 잘 쓰려면 정부 보도자료를 보라고 했다. 겨우 한 페이지에 핵심 메시지뿐만 아니라 필요한 정보가 모두 담겨있다고 했다. 행시 합격한 수재들이 다듬고 다듬고 보고한 다음에 다듬고 다듬고 그 위로 보고한 다음에 다듬고 다듬고 (중략) 다듬기 때문이다. 장관이 시스템에 들어가서 조회하길 바란다. 총리가 보고서를 원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대통령이 보고서를 ...


권오현 : 회사에 인재가 없다고들 한다. 없을 리 없다. 발굴을 안 하는 것이다.

나 : 이 주제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 복습 문화, 질문이 없는 문화, 하루 종일 회의하는(받아 적는) 문화에서는 필연이다. 모 정권에서 국무위원들이 열심히 받아 적던 장면이 생각난다. (호기심 많은) 인재라면 회사를 떠나 오너가 되어야 한다. 김미경 강사는 인터뷰(김지수의 인터스텔라, 2020년 9월 5일)에서, 세상과 직거래하라고 했다. '직거래'를 유통 용어로만 생각하다가 날것으로 와닿았다. 이슬아 작가는 등단 과정 없이 일간 이메일 레터로 독자를 개척하고 독립 출판하여 아이콘이 되었고 정보라 작가도 등단 없이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학교, 회사 타이틀을 빼고 나를 증명할 수 있을까.


권오현 : 남 얘기 안 듣는 사람, 모든 일에 수동적, 부정적인 사람, 험담하면서 자기 의견은 없는 사람이 최악이다. 조직이 망가진다. 제거해야 한다. 몸에 암이 생겼는데 그냥 두는가.

나 : 최고 리더이면 어떻게 제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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