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에서 벗어나기 위한 단서

by 이용수

#부럽지가않어


장기하가 '부럽지가 않어'라는 노래를 냈다. 100억 부자가 200억 부자를 부러워한다는 오래된 얘기와 같다. 만들고 부르는 스타일이 독특하여 색다르게 들린다. 자신만의 음악을 하니 남을 부러워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수긍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장기하를 익히 알고 있다면 신선하지 않다. 다른 점에서 신선했다. 본인이 (말을 하자면) '무비교주의자'라고 선언한다. "근데 세상에는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 비교는 비밀의식이 아니던가. 우회하지 않아서 좋다. 비건주의자 선언이 많아졌듯이(통계치는 모르겠다) 무비교주의자 선언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에게 자랑질을 삼갈 테니 자신만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된다.



#돈만벌다가죽지말자


조던 피터슨은 <12가지 인생의 법칙>(2018, 메이븐)에서 '어제의 당신 하고만 비교하라'고 한다. 그러나 어디 그런가. 비교라는 말 자체가 남과의 경쟁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두 가지 희소식이 있다.


첫 번째 소식 : '비교에 민감할수록 많은 성취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성취를 즐길 수 없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발견한 글이다. (비교 때문에 성취를 즐길 수는 없더라도) 성취를 하기까지는 비교가 유용하다. 성취 없이 안전하기는 힘들다. 새드엔딩인 글에 희망의 싹이 있다. 해피엔딩으로 바꾸기 위해 비교가 순기능만 하게 할 수 없을까. 검색을 해보니, 이미 1974년에 '이스털린의 역설'이 나왔다. 소득이 늘어나도 욕구의 수준 역시 늘어나면 행복감은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후로도 갑론을박이 있다.


두 번째 소식 : 첫 번째 소식에서 가져온 문제에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 본인이 해결책을 제시한다. 김지수 기자와의 인터뷰('김지수의 인터스텔라', 2022.5.21, 조선비즈)에서 그는 다음의 질문을 받는다. "부럽지가 않은 상태는 거의 공중 부양의 경지입니다. 돈 외에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97세의 경제학자가 답한다. "조사 결과 어른의 행복은 경제상황, 가정생활, 건강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달려있어요. 돈 버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건강이나 가정생활에 시간을 쓰면 행복 증진 효과가 매우 뚜렷합니다. 많은 사람이 경제상황은 서로를 비교하지만, 건강과 가정생활은 그 자신의 히스토리 안에서 과거와 비교합니다. 타인의 건강정보는 정확히 알 수 없거든요."



#비교는바보들의놀이


밴드 들국화에서 독립한 최성원이 1990년에 낸 두 번째 앨범이었다. 마지막에 위치한 '행복의 열쇠'라는 곡은 다음의 가사로 맺는다. '비교는 바보들의 놀이. 최선은 우리의 권리. 결과는 하나님의 뜻.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갓 스무 살의 나는 콤플렉스 투성이었다. 이 간결한 가사는 핵심만 정확히 짚어준다. 멜로디도 간결하다. 당시에도 그렇고 이후로도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줬다.

비밀의식이 찾아오거든 내가 '바보'가 됨을 의식하자. 만약 장기하처럼 자신이 있다면 바보 놀이에 끼기 싫다고(무비교주의자라고) 선언하자. '최선은 우리의 권리. 결과는 하나님의 뜻'은 종교적 메시지이기 전에 진인사대천명의 정신이다. 이 주제는 크니 따로 다루기로 하고.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는 리사 제노바의 조언과 다르지 않다. "내가 가진 행운, 기적 같은 기회를 계속 발굴하고 되뇌어보라"(저의 다른 글인 '기억의 뇌과학'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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